민주당 압승에 이재명 '1인당 25만원' 공약 현실화 되나
건전 재정 방침 변수···영수회담 성사 시 '담판' 노릴 듯
2025-04-14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이목은 공약 이행 여부에 쏠리고 있다. 특히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약 실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재명 대표가 약속한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도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단일 175석을 확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을 상대로 전례 없는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12석)과 협력한다면 180석이 필요한 법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본회의 상정도 가능하다. 반면 정부는 여당이 총선 참패를 당하면서 그동안 추진했던 경제정책에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이 총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및 부가세 감면안 등의 공약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치권의 관심도 민주당의 총선 공약 추진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22대 국회에서도 막강한 의회 권력을 가지게 된 민주당이 민생 정책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약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공약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언급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여부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민생회복지원금으로 1인당 25만원, 가구 평균 100만원의 지역화폐 지급을 제안했다. 공식 공약집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가계 소득을 늘려 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약 13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 중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 대표는 재원 조달 방법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지출 재조정, 횡재세 입법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정부와 재계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또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100조 원대를 초과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선 것도 부담이다. 이밖에 민주당은 만 18세 미만까지 아동수당을 월 20만 원씩 지급하고 신혼부부에게는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의 대출도 열어주는 저출생 공약도 제시했다. 아울러 △출생소득 △기본주택 △무상교육 △간병지원 △경로당 점심으로 구성된 기본사회 5대 공약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기재부가 건전 재정 원칙을 고수하는 대통령실에 반하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민주당에 전향적으로 협조하긴 힘들다. 만약 예산편성권을 쥔 기재부가 끝까지 거부할 경우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누차 영수회담을 압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기재부가 행정부 수장(대통령)의 허가 없이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정책을 시행하긴 어려운 만큼, 이 대표가 영수회담을 통한 '담판'으로 공약을 관철하려 한다는 것이다. 야권의 협치 제공을 대가로 민생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향후 상당한 재정 투입 요구에 부딪힐 재정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공약 이행 요구는 총선 이후 각 부처의 당정협의 등을 통해 봇물처럼 밀려들 가능성이 높다. 각 부처의 예산소요가 커지면 한정된 재원을 분배해야 하는 예산편성 과정은 그만큼 난항을 겪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