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은 의료개혁… 수험생·학부모 혼란 가중
4월 기준 의대 입시 준비 기간, '수능8개월' '수시5개월' 남짓
2024-04-15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의대증원 규모에 대한 변동 예측이 나오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 학원가에 따르면, 정부 및 정치권이 의대증원 규모에 관해 협상 여지를 남겨두면서 수능을 앞둔 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로, 정치권 내에서 의대증원 규모를 타협하는 선에서 의정갈등을 마무리하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의료계와 대화로 풀어나가겠단 정부가 힘을 잃으면서, 의료계의 ‘의대증원 백지화’ 주장이 날로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전공의들은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하며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정근영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박 차관이 건재한 이상 의료계와 정당한 소통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총선서 다수석을 차지한 야당이 문재인 정권 당시 무산됐던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 지역 의사제 등 공약들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5학년도 의대 입시생이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은, 예년보다 입시 준비기간이 짧아졌다는 점이다. 본래 대입전형시행계획은 입학연도 1년 10개월 전 공표가 원칙이다. 다만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3조에서 정하는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심의를 거쳐 변경이 가능하다. 교육부가 대학별 의대정원 증원 배분을 확정한 시점은 지난달 20일이다. 정원 배분 발표 이후 의대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면, 수능 입시 기준 올해 수능일(11월 14일)까지 8개월 밖에 안 남았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 기한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형국이다. 새 증원 배분은 지역 의대에 집중돼 있는데, 만약 정원이 도로 축소된다면 지역인재전형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학생이 어떤 대학을 선택할지도 난처한 상황이다. 정부는 늘어난 인원에도 각 의대들이 교육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5월 안에 후속 조치를 모두 마칠 계획이다. 즉 25학년도 수험생들은 어떤 대학의 교육 환경이 적합한지 5월까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만약 의대증원 규모 조정이 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시행령의 예외사유 중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정원 조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올해 안에 또다시 입시 계획의 변경이 가능하다. 내년도 입시를 코앞에 둔 수험생들의 계획이 또다시 바뀌게 된다. 만약 제대로 입시 과정이 이뤄진다 해도, 내년부터 등교할 의대생들은 걱정이 한가득이다. 세종의 한 고3 학부모는 “기존 재학생들이 보기엔 25학년도 신입생들은 그저 ‘증원분’일 뿐이다. 의대교수와 재학생 사이에서 학교 이탈의 원인이 된 신입생들에 대한 차별이 암묵적으로 행해질 것”이라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