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중동전쟁' 공포에···국제사회 이란·이스라엘 '자제' 촉구
보복 뜻 모으는 이스라엘···美·러시아 모두 '반대' WSJ "이스라엘, 이란에 대응 예상"···확전 분수령
2025-04-15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을 공격한 이스라엘에 '본토 타격'이라는 보복을 감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응에 따라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는 양측을 자제시키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복수 외신에 따르면 13일 밤 이란에 본토를 공격당한 이스라엘은 보복을 전제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4일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 전시내각 각료 5인이 만나 이란의 폭격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시리아 다마스쿠스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2명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숨진 사태에 대한 대응이다. 이란은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양국이 적대관계로 돌아선 이래 처음이다. 특히 양국은 중동에서도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강' 미국의 우방국이고, 이란은 반(反)이스라엘 국가들의 수장 격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충돌이 '5차 중동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우선 미국은 이란의 공습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반격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CNN 방송은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양국 정상 간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양측 모두와 우호 관계인 러시아도 성명을 통해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위기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한다"면서 "우리는 각국이 정치·외교적 수단을 통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군사력 동원 자제를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중동은 벼랑 끝에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파괴적인 전면전의 실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며 "지금은 (각국이) 진정하고 긴장을 완화할 시기이며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분쟁 당사국들은 안보리에서 강도 높은 설전을 벌이며 '네 탓 공방'에 나섰다. 이란 대사는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자신들은 추가 확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 정권을 나치에 빗대며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이란을 막기 위해 안보리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월요일(15일) 이란의 공격에 신속히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보복은 이란의 재공격을 부를 공산이 커 향후 2~3일이 확전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