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게임사 첫 파업 가능성…웹젠 노사갈등에 '한숨'
지회장 처우·간부 부당 해고 문제로 대립…최근 임단협 파행 깊어지는 갈등에 양측 맞고소까지…업계 "봉합 쉽지 않을 것"
2024-04-15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2022년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 직전까지 갔던 웹젠의 노사 갈등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임금·단체협약이 결렬되면서 업계 일각에선 파업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웹젠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이 최근 4차례 협상 끝에 파행됐다. 노동조합은 기본급 평균 560만원 인상안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올해 기본급 총 재원을 5% 증액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 안에 대해 아무런 의견 없이 철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 안에는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면제시간(타임오프)을 4분의 1로 축소 △노조 사무실 제공 중지 등 내용이 담겼다. 노사 간 단체협약의 연장 기간을 3개월 후 소멸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웹젠 노사는 지회장 처우 문제, 간부 부당 해고 문제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지난 2022년 8월 노조 수석으로 일했던 A씨를 장기근무 태만,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해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웹젠 노사는 정부의 추가 교섭으로 합의에 이르렀지만, 2년 동안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웹젠 노조는 지난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A씨에 대한 구제 신청을 했다. 중노위는 지나친 징계라며 그를 복직시키라고 판단했지만, 웹젠은 A씨의 복직을 거부하고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웹젠 노사는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 임금 지급 문제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웹젠은 체크오프에 동의하지 않은 노조원들의 평균 급여 인상분 파악이 어렵다며 노 지회장의 임금인상분을 2년 동안 지급하지 않았다. 중노위는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해 인상분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렸지만, 웹젠은 아직 임금인상분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노 지회장은 김태영 웹젠 대표를 성남지청에 형사고발했다. 노사는 재교섭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웹젠 노조는 화섬식품노조IT위원회 소속인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판교지역 정보기술(IT) 노조와 함께 웹젠 사옥 앞에서 점심시간 피케팅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웹젠 노조는 다음달 1일인 노동절까지 조합원 수를 100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사측이 노조원 수 감소를 근로면제 시간 축소 근거로 삼은 만큼 줄어든 조합원 수를 복구하겠다는 취지다. 웹젠 노조원 수는 현재 43명이다. 노 지회장은 “현재 조합원만으로는 노조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해 초심으로 돌아가 설립 당시와 같이 적극적으로 조합원을 모아 사측에 당당히 요구하려 한다”며 “최소한 노조를 시작했을 때의 조합원 100명이 필요하다. 다음달 1일까지 달성하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고 지회장에서 내려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