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與 한동훈 떠난 자리에 비대위 또 꾸린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 참패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힘이 수습의 '첫 단추'인 지도체제 구성 논의에 돌입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지 나흘 만이다. 여당은 15일 중진 간담회에서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총의를 모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22대 총선 당선자 중 4선 이상 중진을 모아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결정했다. 간담회에는 윤 원내대표를 필두로 조경태·권영세·권성동·한기호·윤상현·나경원·박덕흠·안철수·김상훈·이양수·이종배·이헌승·김도읍·윤영석·김태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 권한대행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하려면 당헌·당규상 비대위를 거쳐야 한다"며 "최고위원회가 있는 상태면 비대위를 거칠 필요가 없는데, 지금 최고위가 없고 전당대회를 하기 위해서는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데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 비대위가 어떤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될지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는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윤 권한대행이 주도해 비대위를 구성할 수도 있고,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 후 그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리는 것도 가능하다.

윤 권한대행은 본인 중심의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22대 총선 당선자 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원내대표 선출은 당헌·당규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지, 갑자기 모여서 선출될 사안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새 비대위 구성 시점과 활동 기한 등도 아직은 미궁 속에 빠져있다. 총선 패배 후 여권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안정적 지도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과 "참패 직후 당권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동시 분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은 "일단은 비대위를 먼저 구성하고 그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치르게 당헌·당규상으로 되어 있다"며 "그래서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비대위를 만들고 그 다음 전당대회를 통해서 제대로 된 지도부를 뽑는 것이 하나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지도 체제에 대해 뜻이 모아졌느냔 질문엔 "가급적이면 빨리 한다 이 정도이지, 세부적인 지도 체제라든지 또는 여론조사 퍼센티지라든지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들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조경태 의원은 "일단 원내대표를 먼저 선출해서 그 체제로 가는 것(이 방법)"이라며 "일단은 그 체제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원내대표를 먼저 빨리 선출하고 그 원내대표가 한두 달 안에 (전당대회를) 하면 한 7월 정도까지는 (지도부 구성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총선 당선자들을 불러 모아 중진 간담회 결정 내용을 공유한다. 윤 권한대행은 "오늘 중진 의원들이 한 말들을 참고해 내일 당선자 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방향을 정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을 포함해 새 비대위 구성과 관련한 세부 내용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