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중동 분쟁·고환율 겹악재에 '털썩'...2600선도 위태
16일 오전 외인·기관 828억원·1109억원 순매도 삼성전자, 2.68% 하락...시총 상위주 대부분 약세
2024-04-16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국내 증시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원·달러 환율 급등, 미국 금리인하 지연 우려에 흔들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60.80포인트(-2.28%) 내린 2609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261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월 14일(2601.99)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26포인트(0.98%) 내린 2644.17로 장을 시작했고 오전 11시께 2605.47까지 밀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한 때 외국인은 828억원, 기관은 110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1884억원을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2.68%), SK하이닉스(-4.84%), LG화학(-3.17%), KB금융(-2.72%), 현대모비스(-1.86%), POSCO홀딩스(-2.56%), 삼성SDI(-1.90%), 삼성바이오로직스(-1.01%) 등이 하락 마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며 중동발 분쟁 리스크가 커진 것이 지수를 끌어 내렸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공격을 감행하면서 확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낮아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전월 대비 0.4% 올랐다. 모두 월가 예상치(3.4%, 0.3%)를 소폭 상회했다. 지난해 9월(3.7%)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올해 4분기까지 늦어졌다.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해 5개월 만에 4.61%까지 올랐다. 달러 강세도 우리 증시에 부담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4.0원)보다 10.5원 뛴 1394.5원에 마감했다. 2022년 11월 8일 이후 약 1년5개월만에 최고치다. 지난 12일 달러인덱스는 올해 최고치인 105.95를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매판매 서프라이즈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 중동발 악재성 뉴스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지수에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19.61포인트(-2.30%) 하락한 832.81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88포인트(0.81%) 내린 845.54로 시작해 낙폭을 키웠다. 오전 한 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82억원, 105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2111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이오테크닉스(-4.62%), 리노공업(-6.09%), 동진쎄미켐(-4.06%), 레인보우로보틱스(-5.11%), HPSP(-5.96%), 에코프로비엠(-3.29%) 등이 전 거래일 대비 각각 하락하며 장을 끝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사이클은 중반부에 도달한 상태라 판단하며 따라서 기업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유가가 급등하는 극단적인 경우만 아니라면 매크로 충격으로 인한 증시 조정은 10%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동발 위기로 원유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국제 유가도 출렁였다. 지난 12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최고 87.67달러까지 오르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올해 들어 20% 가까이 상승해 배럴당 90달러를 웃돌고 있다. 중동 분쟁이 아직 석유 생산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 않지만 중동 전쟁으로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분쟁이 확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