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피격 대응 주목···제한적 타격·신규 제제 거론
국제사회 압박·중동 정세 악화에 부담 이스라엘, 대응 늦춰 이란 압박 전망도
2024-04-17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란에 본토를 피격당한 이스라엘이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그 방법과 수위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제사회로부터 '무력 보복' 자제 압박을 받는 이스라엘이 사태를 키우지 않는 선에서 이란 영토 밖 시설을 공격하거나, 우방과의 공조를 통한 신규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복수 외신에 따르면 이란으로부터 본토를 공격당한 이스라엘은 대응 방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전시내각 관료들은 군사력을 동원한 직접 보복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에 '전면전을 유발하지 않는 보복'으로 선회했다는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의 보도가 있었다. 이스라엘이 할 수 있는 보복 방법 중 하나로 '제한적 타격'이 거론된다. 미국 NBC 방송은 16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에서 미국 행정부 관료들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이란 본토 밖에 있는 이란 병력과 이란 대리 세력 등에 대한 공격 등으로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지난주 미국에 설명한 이란의 공격 시나리오는 소규모 공격부터 이스라엘 사상자를 내는 광범위한 공격까지 다양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잠재적 대응도 군사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것부터 이란 내부에 대한 공격까지 여러 가지였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당국자들은 지난 13일 밤 이란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사망자나 광범위한 파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덜 공격적인 선택지인, 이란 밖에 대한 공격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의 공격이 고위 이란 관계자들을 겨냥하는 대신 이란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보내는 첨단 미사일 부품, 무기, 부품이 담긴 수송물이나 보관 시설을 타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에 대한 신규 제재도 선택지로 언급된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이미 전 세계 32개국에 이란을 제재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카즈 장관은 16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오늘 아침 32개국에 서한을 보내고 수십명의 외무 장관 및 유력 인사들과 통화하면서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와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 단체 지정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미국도 동참에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에 대해 며칠 내로 신규 제재를 부과할 계획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동맹과 파트너들, 그리고 의회 양당 지도부와 포괄적인 대응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27개국 외교장관들도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대(對)이란 추가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당장 군사적 행동에 나서기보단 시간을 끌면서 이란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현재로선 이스라엘이 잠재적 대응을 미룸으로써 이란이 계속 추측하도록 만들게 해도 아무런 손해가 없다는 게 이스라엘 생각"이라며 "그들(이란)이 불안에 떨게 하자"는 소식통 발언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