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날개로 바다 건넌 삼양, 신사업 성장 박차
삼양식품 1분기 수출액 전년比 42.6% 증가 추정 건기식유통판매업 신고 완료…오너 3세 신사업 추진
2025-04-17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해외에서 5년 연속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삼양식품이 올해는 건강기능식품사업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매출액 3259억원, 영업이익 474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6% 신장하고, 영업이익은 98.3% 성장을 내다봤다. 이 같은 급성장은 국내 라면이 해외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1분기 라면 수출액은 2억74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고, 1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6%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K-라면은 몇 년째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 외에 유럽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네덜란드 수출액이 1961억원을 기록하며 일본을 제치고 전체 3위를 차지했다. 1위와 2위는 각각 미국(4710만달러)과 중국(4380만달러)다. 삼양식품은 2022년까지 수출 제품 중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의 비중이 50%를 상회했지만 지난해에는 40% 수준으로 축소되고, 까르보 불닭볶음면 등 수출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됐다. 업계는 인기가 한 제품으로 끝나지 않고 시리즈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의 지속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내수 매출은 국내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해외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고, 고환율이 장기화 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환차익으로 인한 수혜도 거둘 전망이다. 이 가운데 삼양식품은 이달 건강기능식품유통전문판매업 신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기능식품유통전문판매업은 건강기능식품전문제조업자에게 의뢰해 제조한 건강기능식품을 자신의 상표로 유통·판매하는 업이다. 삼양식품의 신사업은 지난해 9월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오너 3세 전병우 상무가 주도한다.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올해 초 회사 연구소인 삼양스퀘어랩 산하에 노화연구센터와 디지털헬스센터 등 헬스케어 관련 연구개발 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주요 브랜드인 불닭소스와 불닭볶음면, 맵탱 라인으로 회사 규모를 키웠고, 전 상무는 현재 94%에 달하는 라면과 스낵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대신 뉴트리션 영역과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부문에서 매출 비중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전 상무는 삼양을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고, 식물성 단백질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이 중에서도 개인 별로 혈당, 체지방 등을 측정하고 어떤 영양소가 필요한 지,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 지 등 맞춤형 식단을 제안하는 건강 측정 및 관리 프로그램은 전 상무가 직접 시험을 해보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매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22억원을 기록했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5년만에 27% 급등했다. 2030년에는 25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양이 건기식유통판매업 신고를 마친만큼 올해 중에는 본격적으로 건기식 관련 신규 사업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