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에서 자세 낮춘 尹, 이재명 만나나…영수회담 성사 주목

대통령실 "모두 열려 있다" 가능성 시사 추미애 "야당 대표 만나 민생 논의해야" '비명계' 박영선‧양정철 입각설은 변수

2025-04-17     조현정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며 총선 참패 후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남은 임기 3년도 '여소야대' 의석 구도가 이어지는 만큼 야당과의 협치를 언제까지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임 총리와 비서실장에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거론되며 "야당 파괴"라는 반발이 나오는 점은 영수회담 성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비공개 참모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에 대해 "누굴 만나느냐 이런 부분은 모두 다 열려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야당과의 협치에 대한 입장은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이재명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밝힌 '1인당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을 겨냥하며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때문에 총선 후 기대감이 높았던 영수회담 성사는 물론 협치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윤 대통령의 입장이 선회한 듯한 이야기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오면서 가능성은 다시 높아진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거부하며 응하지 않았다. 지난 2월 KBS 대담에서는 "(이 대표의) 재판이 진행 중인 것들도 있지만, 정치는 정치고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여당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거듭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 제안 수용을 압박했다.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자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국정 운영 파트너인 야당 대표를 만나 진심으로 민생을 논의하길 권고한다"며 "피의자라서 안 만난다고 하는 것을 국민이 코미디라고 느끼지 않겠느냐.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특검도 거부한 분이 야당 대표를 피의자로 찍고 안 만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날 불거진 비명계 박영선 전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총리‧비서실장 검토설은 영수회담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소로 보인다. 영수회담도 하지 않고 비명계 입각설을 흘리며 야당 흔들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당선된 박지원 당선자는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서 "'찔러보기'고 '띄워보기', '간보기'"라며 "언론에 흘려보면 1차 검증이 되는 건데 윤 대통령이 야당 파괴 공작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제가 '윤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 내각 구성을 위해 이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라'고 했다"며 "영수회담에서 만약 이런 인사들이 두 지도자 사이에서 합의됐다고 하면 민주당이 인준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