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동산 시장 바닥론에… 전문가들 “아직 멀었다”

서울 아파트값 반등 온기 확산… 일부 단지 신고가 기록 전문가들 “고금리 여전해 매수심리 위축… 거래량도 부족”

2025-04-17     나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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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올해 들어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주택지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는 만큼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 시장 가늠자인 거래량이 평년과 비교했을 때 절대적으로 많지 않아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는 힘들고, 향후 고금리로 수요가 위축되고 대출규제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평균 0.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은 3월 넷째주 상승(0.01%) 전환한 이후 이달 1일 0.02%, 지난주 0.03% 각각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작년 11월 넷째주(-0.02%) 하락 전환 후 20주 만에 보합 전환했고, 인천 또한 평균 0.02% 오르며 23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 같은 가격 반등은 최저 1%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 대출 등 정책 자금 투입으로 아파트 매수 심리를 일부 자극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건수는 1만6164건, 신청 규모는 약 4조원을 넘어섰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68.0으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 1월 65.9에서 2월 68.1, 지난달에는 80.0으로 급등했다. 연초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컸던 시점과 비교하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빠르게 늘었다는 의미다. 해당 지수는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향후 종합적인 경기 전망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긍정적 시그널은 서울 및 수도권 일부지역에만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 시 수도권 비인기지역 및 지역 미분양은 심화되고 안정적인 인기지역에만 수요가 몰리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거래량도 서울을 기준으로 6개월 만에 3000건을 넘어서는 등 다소 회복된 것은 사실이나, 2022년 금리인상 전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제대로된 시장 수요와 추세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전문가들도 집값이 추세적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다. 거래량도 최근 늘긴 했지만 월 5000~1만건이었던 평년 수준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매물도 늘고 있어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달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올해 1월 대비 1만건가량 늘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다소 늘고, 집값 또한 상승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일부 지역에 한해 거래량이 다소 늘어났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거래량을 두고 집값 상승 전환을 예단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집값이 오른 지역은 신생아 특례대출이나 분양가 상승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금리 인하가 시작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 최소 상반기에서 하반기까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또한 “회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추격매수가 없고, 전고점을 기준으로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다”며 “크게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은 약하고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난해 연말처럼 상승하다가 하락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F상황과 규제 등도 여전한 만큼 집값 상승 추세가 계속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회 여소야대 상황도 심리적으로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소장은 “금리가 언제 얼마나 인하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책이 시장에 주는 영향이 큰 상황”이라며 “여소야대 국면이 유지되면서 정비사업, 세제 완화를 통한 물량 공급 등의 주택 공급 정책의 추진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요가 위축된 현재 상황을 반전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