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문 줄었다” 잘나가던 美 기술주도 ‘뚝뚝’

'업황 우려' 커지며 나흘 만에 나스닥 4.62% 하락

2024-04-18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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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뉴욕증시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다.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의 주문량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각) 증권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장보다 181.88포인트(-1.15%) 하락한 1만5683.3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나스닥의 낙폭은 최근 8거래일 중 7거래일간 약세를 보인 다우(-0.12%)나 4거래일 연속 내림세인 S&P500(-0.58%)보다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11일 1만6442.20에서 이날 4거래일만에 758.83포인트(4.62%)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 하락 여파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의 1분기 주문 예약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ASML은 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리소그래피(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날 ASML이 발표한 1분기 반도체 장비 주문 예약 규모는 36억1000만유로로, 시장 컨센서스인 51억유로를 하회했다. 이 회사는 지난 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27% 감소한 52억9000만유를 기록했으며, 순익도 12억2000만유로로 전분기 대비 40%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분기 수주액이 6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ASML의 주가는 뉴욕시장에서 7.09% 하락했다.

AI 관련주 강세를 주도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3.87% 급락했다.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는 5.78% 떨어졌다. 미국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은 1.60%, 미국 최대 D램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47% 각각 하락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ADR은 5.1 규모 지진의 영향으로 0.5% 내렸다.

특히 영국계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12%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ARM은 전거래일보다 11.99% 하락한 107.56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론도 5.44달러(4.47%) 급락한 116.33달러로 미끄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