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13조에 중동發 고유가까지…엎친데 덮친 가스公
가스공사, 지난해 미수금 13조원 돌파 이란-이스라엘 충돌, 유가상승 악재도
2025-04-18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문제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3조원이 넘는 미수금을 기록한데 이어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로 인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다.
18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달 기준 도시가스 민수용 원료비는 MJ(메가줄)당 16.6667원으로 상업용 원료비(17.4546원/MJ)를 계속 밑돈다. 가스공사 미수금은 2021년 2조2390억원에서 2022년 8조9890억원, 지난해 15조7659억원까지 불었다. 지난해 말 기준 도시가스용 미수금은 13조8000억원에 이르며 이 중 13조원이 민수용에서 나왔다. 미수금 증가로 차입이 늘고 금리상승까지 겹치면서 가스공사는 지난해 74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민수용 미수금이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5월부터 1년 가까이 요금을 동결하는 등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가스공사 재무 계획에 반영된 원·달러 평균 환율과 실제 환율 차도 재무 구조 악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 기준을 1243원으로 정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환율이 1300원대 초반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 확전 우려로 인해 1400원대 안팎까지 치솟으며 가뜩이나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가스 요금 손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평균 환율은 다음 달 기재부에서 받아 재무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국제유가와 천연가스(LNG) 가격도 들썩이고 있있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겨 130달러대까지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스 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중동 분쟁으로 세계 천연가스의 3분의 1이 지나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가스공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환율 유가 연동제가 실제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보니 미수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급비와 원료비 등 아직 결정된 상황은 없으며 요금 현실화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금 원가보상률이 78% 수준이기 때문에 요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다음 달 1일자로 공급비 조정 결과를 발표한다. 한편 정부는 일단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국내 경제와 물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중동 지역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는 만큼 정부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