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배상’ 여파 리딩금융 KB→신한 바뀌나
신한지주, 4대 지주 중 1분기 당기순익 1兆 유일 KB지주, 최대 1兆 초반 ELS 배상액에 발목 잡혀
2024-04-18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오는 25~26일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최근 시작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액으로 리딩금융이 바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2년간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던 KB금융지주가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ELS 배상액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1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지주 당기순익 1위는 신한지주로 1조17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KB지주 8464억원, 우리금융지주 8163억원, 하나금융지주 7998억원 순으로 추산됐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ELS 배상액으로 순익이 줄어들겠지만, 신한지주는 기업대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작년 둔화된 성장률에 대한 기조효과로 여타은행 대비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1분기 실적 예상을 토대로 신한지주가 올해 KB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예측의 근거는 최근 시작된 ELS 손해 배상이다. 지난 2년간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던 KB지주의 최대 배상액이 1조원을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KB지주의 ELS 배상액을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 초반으로 보고 있다. 총 예상 손실도 2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신한지주의 총 배상액은 약 1조원, 하나지주는 약 7000억원으로 예측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권 중 올해 위험요소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이라며 “KB국민은행의 ELS 배상액은 올해 5000억원 후반서 1조원 초반까지 추정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KB지주의 올해 ELS 손실 배상액은 1조34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예상대로 배상액이 책정될 경우 KB지주는 올해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40%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4대 지주 중 ‘꼴지 성적표’를 받았던 우리지주의 ‘1등 은행 도약’ 선언 역시 리딩금융 변화를 시사하는 요소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열린 ‘2024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당기순익 1등 은행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자리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은 1등 은행 DNA를 다시 일깨워 올해 시중은행 당기순익 1위를 달성하겠다”며 “1등 은행을 경험해 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올해를 놀랍고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목표 근거도 ELS 배상액이다. 우리은행은 여타 시중은행과 달리 100억원 미만의 배상액이 추산된다. 즉, 최소 몇천억원의 배상액 관련 추당금을 쌓아야 하는 여타 지주 및 은행과 달리 실적 악재 요소가 적은 상황이다. 한편, ELS 배상액에 따른 리딩금융 변화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당 요소로 인해 올해 1분기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 비은행 계열사, 비이자이익 성장 등이 아닌 반사이익으로 순위가 달라지는 것으로 해당 요소가 해소된다면 다시 리딩금융이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