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장려금 폐지, 유통-납품업체간 새로운 갈등의 불씨
대형마트3사 판매장려금제 폐지…“납품가 인하 요구로 이어질 것”
2014-03-04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가 판매장려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함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이마트가 4일 300여개 동반성장 협력회사가 자사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대형마트 3사는 모두 판매장려금 제도를 폐지하게 됐다.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매장려금 제도를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공정위는 지난해 10월 판매장려금의 80%를 차지하는 기본장려금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의결했다. 의결 직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판매장려금 제도를 폐기한 데 이어 이번에 이마트도 판매장려금 폐지하게 됐다.판매장려금은 공급업체가 대형마트에 대량 물품 납품 시 대형마트에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처음부터 제품 가격을 내려 마트에 납품하는 것이 아닌, 가격은 그대로 두고 판매장려금으로 마트가 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공급업체가 대형마트에 납품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판매장려금이 대형마트 납품을 위해 일률적으로 내야 하는 ‘댓가성 비용’으로 전락했다는 이유였다.또 공정위는 버젓이 판매수수료를 받으면서 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잇속을 챙기는 ‘부당횡포’라고 규정했다.이에 대해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판매장려금 제도 폐지가 오히려 중소납품업체들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체 장려금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장려금 폐지를 보전하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공급업체에 별도로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유통-공급업체간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또한 이 과정에서 공급업체가 가격인하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가격인상 패해가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판매장려금 폐지로 당장에 장려금 관행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이를 통해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을’의 입장인 공급업체들은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량구매를 무기로 기본장려금을 받아 판매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하는 것은 대형마트의 주 영업 전략”이라며 “기본장려금이 폐지되면 지난해 6%정도였던 대형마트 영업이익률이 2%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이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면 결국 대형마트로서는 공급업체에 별도로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공급업체와 유통업체간 새로운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