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종철 열사 모친 별세···이재명·이상민 등 조문

정차순 여사 노환으로 사망···향년 91세

2024-04-18     염재인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여사가 지난 17일 별세하면서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18일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정차순씨 빈소를 찾아 10여분간 머물렀다.  그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종철 열사(고문 치사 사건)는 아시는 것처럼 80년대 민주화 투쟁의 기폭제가 됐던 사건"이라며 "최근 민주주의가 후퇴하며 이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쌓아왔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차순 여사님의 애틋함이나 안타까움을 더 이상 안 봤으면 좋겠는데,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4·10 총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윤석열 정부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날 발언을 통해 윤 정부를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박 열사 가족이 요구해 온 '민주유공자법' 처리도 약속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 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을 제외한 민주화 운동의 사망자·부상자, 가족 또는 유가족을 예우하는 법이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박 열사 등이 민주유공자로 인정받는다. 같은 날 이상민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14분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동성심병원을 찾아 약 5분간 고인을 추모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장관은 방명록에 "당신의 아들이 꿈꾸던 세상…국민이 주인인 세상, 자유와 민주가 맘껏 숨 쉬는 세상, 거짓과 위선이 설치지 않고 가식이 없는 올바른 세상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정치권의 애도 행렬은 전날부터 이어지고 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인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강선우·강민정·김승원·김용민·김주영·김한정·박용진·박홍근·송갑석·우원식·이수진(비례)·이용우·전재수·전해철 의원 20여명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도 조문했다. 여권에선 송석준 의원·윤희숙 전 의원 등이 장례식장을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 빈소를 찾지 못한 정치권 인사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종철이의 꿈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어무이 이렇게 가셨습니까"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박 열사의 부산 혜광고 1년 선배이자 서울대 2년 선배다.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 열사는 1987년 1월 14일 서울 용산구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학생운동 활동가이자 선배인 사회복지학과 4학년 박종운씨의 행방을 추궁당하며 조사를 받다가 모진 고문 끝에 사망했다. 이 사건은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정 여사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발인은 오는 19일 금요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후 모란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