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경로당이 도서관으로
경기도 포천시 고모리 마을 경로당 도서관으로 변모
교보문구를 비롯, 자치단체와 대진대, 기업 등 서적 기부 줄이어
2025-04-20 윤용선 기자
매일일보 = 윤용선 기자 | “발상의 전환이 인류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다.”
흔히 컴퓨터와 반도체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와 같은 곳의 개발자들로부터 표현되기도 하지만 경기도 포천시 고모리의 한마을에서는 “경로당을 도서관으로”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일년내내 거의 비어있다 시피한 마을 경로당을 활용도 높게 사용하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은 마을 노인회장으로부터 시작돼, 몇 차례 마을 회의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책의 조달이나 공간 인테리어 등 재원 마련의 어려움 등으로 생각에만 그쳤다고 한다.
그러나 끈질긴 노인회장(김성조 84)의 집념에 결국 경로당의 일부 공간을 동네도서관으로 변모, 구상에만 머물던 계획이 실천이라는 발상의 전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지난 18일 본지는 포천시 고모3리에서 최근 개관한 동네도서관을 방문했다.
얼마 전 개통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고모나들목이 개설돼, 서울 중심부에서 불과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고모리는 인근 지역에 비해 고도가 높아 해발 600m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비득재 언덕을 올라 도착해보니 18만㎢에 달하는 아름다운 고모호수(저수지)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호수에는 어릴 때의 동심이 울컥하는 수십여대의 오리배가 노닐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모터보트가 바람을 가르며 아이들의 즐거운 함성 소리와 함께 물길을 박차고 있었다.
호수주변에는 2.6㎞에 달하는 수상로, 흙길로, 뚝방로, 등산로 등 테마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휴일기준 1일 수천~수만명의 행락객들이 산책과 관광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경로당 아니 도서관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동네도서관이라는 입간판과 정면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으며 흔히 볼 수 있는 자그마한 동네 마을 회관 정도로 비춰졌다.
지난 3월30일 개관한 고모마을 도서관은 포천시 소흘읍에서 600여만원을 지원 나름 깔끔하게 인테리어를 마무리했으며 경로당의 일부 공간만을 활용하였기에 면적은 다소 협소했으나 약 3천여권의 도서가 비치돼 있었다.
책의 종류에는 베스트셀러와 건강서적, 만화 등 주민들이 즐겨볼 수 있는 도서들로 구성돼 있었고 책의 조달은 초대도서관장을 맡게 된 허훈(65. 고모리거주)교수가 600여권으로 불씨를 일으켰으며 이어 주민, 자치단체, 기업, 교보문고, 대진대학, 중앙시립도서관, 경기도공무원모임회 등의 참여로 얼마 지나지 않아 3천3백여권으로 불어났고 한다.
또한 연천시 중앙도서관에서도 기부를 약속하는 등 각종 후원금까지 가세돼, 앞으로도 1,000여권 정도의 도서기증이 기다리고 있었다.
또 도서관 건립을 진두지휘한 노인회장님께서는 중앙 거실부분에 놓일 탁자와 의자를 또 다른 주민들은 쇼파, 커피포트기, cctv, 등을 설치, 기탁해 훈훈한 정이 넘쳐나고 있었다.
도서관 운영에는 도서관장 1명을 비롯, 운영위원 10명으로 구성, 로테이션으로 1명씩 출근해 도서 지킴이 봉사를 펼치고 있었다. 이용시간은 공휴일 포함 오전 10시~12시, 오후 2시~6시로 1인 대여 다섯권, 주민은 물론 방문객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경로당을 도서관으로” 라는 발상의 전환이 좋은 결실을 맺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 하길 희망해 본다.
경기북부취재본부 = 윤용선 기자 yuny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