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배신자' 비판에···한동훈 "잘못 바로잡는 것, 배신 아닌 용기"
韓 "정치인이 배신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뿐" 사퇴 후 첫 입장 표명···정치 1선 복귀 암시도
2025-04-21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뿐"이라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선 참패의 책임을 한 전 위원장에게 돌림과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연일 거센 비난을 퍼붓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후 그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전 위원장은 '잘못'의 주체를 자신으로 가정해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해 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며 "그게 우리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의힘 총선 패배와 관련해 연일 '한동훈 책임론'을 제기해 온 홍준표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 한 전 위원장을 "우리에게 (총선 참패의)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며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출국 문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막말 논란 등 정국 현안에 대해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정치 1선 복귀를 암시하는 글도 남겼다. 그는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이미 지난 8일 '채널A-뉴스A' 인터뷰에서 "공공선을 위해, 정치라는 무대에서 나라와 시민을 위해 살기로 결심했다"며 '정치인의 삶'을 선택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다만 '시간을 갖겠다'는 글에 비춰,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복귀 무대로 삼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결과에 대해서도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의 패배이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니다. 여러분은 정말 대단하셨다"며 "뜨거웠던 4월, 5960킬로미터 방방곡곡 유세장에서 뵌 여러분의 절실한 표정들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함께 나눈 그 절실함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 여러분께 제가 빚을 졌다. 미안하다"고 썼다. 한 전 위원장은 "열흘이 지났다. 실망하시고 기운 빠지실 수 있고, 길이 잘 안 보여 답답하실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같이 힘내자. 결국 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