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야스쿠니 신사 또 공물 봉납···한일관계 연일 찬물

정부 "깊은 실망과 유감···과거사 겸허한 성찰과 반성 촉구"

2025-04-21     이설아 기자
기시다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취임 이후 야스쿠니에 참배 대신 공물을 지속 봉납해오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했다.

이날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춘계 예대제(일본식 전통 제례)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 '마사카키'(비쭈기나무 화분)를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의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해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23일까지 열리는 올해 추계 예대제 기간에도 직접 참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지난 2013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참배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참배로 일본의 외교 관계가 경색되자, 아베 전 총리는 이후 총리 재임 중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했다. 이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비롯해 기시다 현 총리 역시 춘계 예대제와 추계 예대제, 패전일 등 기념일 때마다 공물 봉납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야스쿠니 공물 봉납은 최근 일본 외무상의 독도 일본영토 허위주장과 더불어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매년 2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주장 명칭)의 날 행사, 3월 교과서 검정, 4월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 5월 외교청서, 7월 방위백서, 8월 야스쿠니 참배 등으로 한국에 영토·과거사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 도쿄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에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어난 내전 및 국가 간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000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그러나 이 중 90%에 가까운 약 213만3000여 명이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에서 숨진 이들이라는 점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단순히 선열 추모 시설이 아닌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을 포함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 역시 포함돼 있다. 또 신사에는 한국 강제동원 피해자 2만여 명도 함께 합사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