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에 韓美日 대응…K-철강, 실적 개선 발판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韓日 민관 철강협의회 참석 韓美日 재무장관 “과잉생산 국가 공조할 것” 공동성명 美, 中철강제품 관세 3배 인상 추진…韓철강 반사이익
2025-04-21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중국산 철강 제품의 저가 공세를 두고 한·미·일 3국의 공동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철강 시장을 교란하는 중국산 제품이 제동에 걸릴 경우 국내 철강업계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홀딩스 등 국내 철강사는 지난 19일 열린 ‘제21회 한일 민관 철강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다. 한일 민관 철강협의회는 지난 2001년 출범한 한국과 일본 철강산업 간 정례 소통 채널이다. 2019년부터 약 4년 6개월간 중단됐다가 지난해 5월 재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등 양국 참석자들은 탄소 규제, 무역 현안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양국은 철강 수요 부진에 공급과잉 지속,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무역 여건이 녹록지 않음을 확인하고 상호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최근 글로벌 철강 경영 환경은 수요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까지 전 세계에 쏟아졌다. 올 1~2월 중국 철강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1590만톤(t)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중국이 자국 내수 부진으로 이미 생산한 철강물량을 소화하지 못하자 해외로 저가에 떠넘기는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쏟아낸 중국 저가 제품이 다른 국가들의 산업구조를 왜곡시킨다는 점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미국은 (저가) 중국산 제품 수입으로 인해 새로운 산업이 파괴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글로벌 시장이 인위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중국산 제품으로 넘쳐날 때 미국과 다른 외국 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경고했다. 한·미·일 3국의 공동 대응 방침도 중국산 철강 제품을 압박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지난 17일 함께 공동선언무에서 “우리는 공급망 취약성과 핵심 부문의 경제적 강압과 과잉생산 등 다른 국가의 비시장 경제 관행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공동선언문에서 과잉생산의 주체로 중국이 직접 거론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미국은 자체적으로 중국 철강제품에 칼을 빼들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 검토와 조사 결과에 맞춰 세율을 3배로 인상하라는 방안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권고를 따를 경우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관세는 현재 평균 7.5% 수준에서 25%로 급등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철강노조(USW) 노동자들을 만나 “너무 오랫동안 중국 정부는 중국 철강 회사들에 국비를 쏟아부어가며 가능한 한 많은 철강을 생산하도록 했다”며 “중국 철강 회사는 중국의 수요보다 훨씬 더 많은 철강을 생산하기 때문에 결국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세계 시장에 여분의 철강을 덤핑으로 판매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압박에 중국산 철강 해외 물량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경우 국내 철강사들에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철강사의 미국 수출량 물량 확대보다는 시장 왜곡 현상 해소로 인한 수익성 개선에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 당국은 조강 생산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얼마를 감축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