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韓 포함 팔레스타인 유엔 가입 찬성국 초치할 것"
팔레스타인 유엔 가입 찬성 12개국…최종 가입은 美 반대로 부결
2025-04-22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의 국제연합(유엔) 정회원국 가입안에 찬성 표결한 국가들을 21일(현지시간) 초치해 '강한 항의'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일 마모스타인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자국 주재 프랑스, 일본, 한국, 몰타, 슬로바키아, 에콰도르 대사를 21일 초치해 "팔레스타인을 향한 정치적 손짓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자는 요구는 테러리즘을 향한 보상"이라며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격상하는 것에 찬성한 국가의 대사들을 항의를 위해 초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외 찬성국에도 추후 같은 방식으로 항의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국민 테러로 발발한 만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정은 이에 대한 책임을 감면해주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18일 팔레스타인의 정회원국 가입을 유엔 총회에 추천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사국 15개국 중 한국을 포함해 12개국이 찬성했으며 영국과 스위스 등 2개국은 기권했다. 다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최종적으로 부결 처리됐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직접 협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결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15개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과 상임이사국인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중 어느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에도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으나 당시에도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이후 2012년부터 옵서버 국가 자격을 얻어 유엔 총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한국 외교부 측은 팔레스타인 가입 찬성 표결에 대해 "한국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열망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국가다. 이번 찬성 투표는 역사 속에서 같은 열망을 공유했던 국가로서의 공감대가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949년 유엔 가입을 신청한 이후 안보리에서 소련의 거부권 행사 등으로 수차례 가입이 좌절된 끝에 약 반세기가 지난 1991년에서야 유엔에 가입할 수 있었다. 아울러 한국 외교부 측은 찬성 투표가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공존법)'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정치적 프로세스의 추동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며 "정부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논의에 건설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두 국가 해법은 영토 분쟁을 겪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해소를 위해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해결 방안이지만,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에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이 좌절되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반대표를 행사한 미국에 "팔레스타인을 겨냥한 집단학살적 전쟁을 부추긴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 역시 이날 팔레스타인 뉴스통신사인 와파(WAFA)에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재고할 것"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