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재옥 '비대위원장직' 고사…당 '혁신'은 차기 원내대표 몫으로
2차 당선인 총회…새 원내대표, 5월 3일 선출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겸임 가능성도 제기
2024-04-22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4·10 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이 지도체제 등에 대해 좀처럼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성격과 전당대회 룰 등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면서 당 쇄신은 차기 원내대표에게로 넘어갔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22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제2차 당선인 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 총회다. 이 자리에서는 22대 국회의원 선거 108명 당선인 전원이 모여 향후 구성될 비대위 성격과 위원장 인선 방식 등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에 따르면 윤 권한대행은 이날 총회에서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든 관리형 비대위를 꾸리든 나는 비대위원장을 맡을 의사가 없다"며 "다음에 선출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거나 또는 새로운 분을 구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토론 시작 전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참패 책임과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결정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이후 지도부가 모두 사퇴하면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실무형 비대위를 구성해 하루 빨리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실무형 비대위는 전당대회만을 담당하고 해산하는 일종의 '태스크포스(TF)' 형태다.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관리자 역할만을 수행하고 당 수습은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가 맡는다. 그러나 수도권 일부 당선인과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조직위원장 등은 혁신형 비대위를 통해 선거 참패 원인을 분석, 변화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윤 권한대행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윤 권한대행 역시 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만큼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새 원내대표 체제에서 비대위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로 친윤(친윤석열)계 영남 의원들을 비롯한 당 주류가 실무형 비대위를 지지하는 반면, 수도권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과 낙선한 원외 조직위원장 등은 혁신형 비대위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당을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조직위원장 임시대표단(김종혁·오신환·손범규)은 이날 윤 권한대행과 배준영 사무총장 권한대행에게 당 혁신을 위한 요청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4·10 총선 낙선자 160명은 당에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당 지도체제를 혁신형 비대위로 전환하고, 당 대표 선출 방식을 '국민 여론조사 50%·당원투표 50%'로 변경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부디 총선의 의미를 잘 새기고 지금의 위기 상황을 당 혁신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며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요청은 지역에서 민심을 경험한 것이기에 지역 대결이나 자리다툼의 의견은 배제하시고, 선당후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면서 당 혁신 관련 세부 사항은 차기 원내대표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국민의힘은 오는 5월 3일 오후 2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겸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