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홍준표 대구시장, 적당히 하시라
2025-04-22 조용국 기자
매일일보 = 조용국 기자 | 성경에 한 창녀가 많은 사람들에게 돌맹이를 맞는다. 예수가 말한다. "이곳에 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 있으면 돌을 던져라" 그러자 한 사람도 더 이상 돌을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어떤 사람은 한 사람을 향해 지속적으로 돌팔매질를 하고 있어 적절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일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 돌리며 악담을 퍼 붓고 있다.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깜도 안 되는 韓,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었다”를 시작으로 13일 “총 한 번 쏴본 일 없는 병사를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15일 특검 대처준비나 해라“와 같은 공격을 퍼부었다. 이후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4시간 만찬을 갖고는 18일 “황태자 행세하다 주군에게 대들다가 폐세자가 됐다”는 말로 강도를 높여 비난을 하더니, 급기야 20일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 우리당에 얼씬거려선 안 된다”라는 악담을 쏟아냈다. 여기서 홍 시장에게 묻고 싶다. 진정 총선 패배의 원인을 한 전 위원장에게 있다고 확신하는지, 아니면 그렇게 몰아가면 자신의 정치행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그렇게 선거를 잘 아는 사람이 왜 진작 물밑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조언하지 않았는지. 이렇게 캠페인 하면 안 된다며 전략 방향을 틀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 않고 이런 결과가 나온 다음에 온갖 악담을 퍼붓는 게 당의 원로이자 앞으로 대권 주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으로서의 행동인가 의심스럽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크게 황상무 수석 ‘횟칼 발언’ 대처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강행, 의료개혁 문제와 함께 윤 대통령 ‘대파’ 발언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윤 대통령의 불통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종섭 대사와 황상무 수석을 임명한 사람, 의료개혁을 강행한 사람이 한 전 위원장이냐”며 “차기 대권에 있어 잠재적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밖에는 생각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직 한 사람, 홍 시장만 한 전 위원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홍 시장의 말에 공감할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 국회의원을 5번이나 하고 도지사 두 번에 지금은 대구시장을 하고 있는 시장의 정치적 무게를 생각하면 전혀 걸맞지 않은 발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홍 시장 자신도 지난 2011년 7월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 같은 해 10·26 재보궐선거에서 패배 후 불과 5개월 만인 그해 12월 사퇴했다. 그리고 2018년 자유한국당 대표 때 임기 2년은커녕 1년도 챙기지 못하고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막말 한 번 하겠다며 당 내 인사를 두루 비판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대로라면 홍 시장은 막말과 함께 온갖 돌팔매를 맞아야 마땅한 것 아니가. 그런데 당시 누구 하나 그러지 않았다. 말 한마디는 칼과 같다고 했다. 잘 쓰면 누군가에게는 치료제가 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안식처이지만, 못 쓰면 사람을 해치고 자신까지 해치는 무기가 된다. 홍 시장은 더 이상 서울 중앙정치와 윤심 사기, 온갖 SNS 정치를 가동하며 자신의 대권 행보로 대구시장직을 악용하지 말고 대구시장직에 전념하길 바란다. 대구시장직이 그리 만만한 자리가 아님에도 그 무게를 너무 쉽게 여기는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때론 무관심한 것도 방법이니 적당히 하시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