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년도 ‘최저임금’ 시작부터 삐걱
尹, 돌봄 인력 차등적용 발언…노동계 반발 심화 새 최임위 5월 구성으로 심의 시한 준수 어려워
2025-04-23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설정을 두고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매년 최저임금 설정 과정에서 파행이 지속된 만큼, 사용자와 노동자의 날 선 대립이 예상된다. 법정 시한인 8월 5일까지 결론을 도출해야 하지만, 시한 준수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9%)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1%) △2023년 9620원(5.0%) △2024년 9860원(2.5%) 순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1.42% 이상이면 시간당 1만원을 넘어선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살펴보면, 고용부 장관은 매년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다음 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익위원, 사용자위원, 근로자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사용자와 근로자 측은 각계의 의견을 대변하기 때문에 캐스팅보드는 주로 공익위원의 몫이다. 현재 위원들의 임기는 내달 13일까지로, 새로운 위원들을 구성하고 있다. 이미 각 측은 새로운 위원들을 추천한 상태다. 본격적인 최임위 회의는 사실상 새로운 위원들의 활동가 함께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심의 시한을 준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준수한 것은 1988년 제도 시행 후 9차례에 불과하다. 윤석열 정부는 최임위 회의 전부터 노동계를 자극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외국인 유학생과 결혼이민자를 최저임금 제한 없이 돌봄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정부가 돌봄 인력을 차등적용 대상으로 지목한 상황이다. 차등적용은 그간 사용자와 노동자의 최저임금 관련 주요 대립 사안이었다. 사용자 측은 문재인 정부 집권기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지불 능력을 명분으로 차등적용 도입을 주장했고, 노동계는 일부 업종에 대한 혐오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올해는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립이 심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차등적용에 대한 정부의 방향성이 제시된 만큼, 사용자와 근로자의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며 “최임위 구성 완료 전부터 잡음이 시작됐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