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동 대신 어디로? 건설사 해외 수주 다각화 나서
유럽 원전·아프리카 인프라 등으로 영역 확대 가속화
2025-04-23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그간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텃밭이었던 중동 지역에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정부와 건설업계는 원전사업을 중심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등으로 수주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클라우스 베르네르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이 원전·방위산업 등 전략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면서 국내 건설사의 사업 참여 가능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루마니아 당국은 탄소중립을 위해 전체 에너지 믹스에서 원전 비중을 현재 20% 수준에서 약 36%까지 늘릴 것이라 발표했다. 특히 2030년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 비중을 높여 원자력을 포함한 재생 에너지 비중을 66%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더해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럽 내 에너지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천연가스 대신 자급이 가능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는 각 700MW 규모의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루마니아에 원전 관련 사업을 수주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현지 관계자들의 충분한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한국수력원자력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에 대해 삼중수소제거설비(TRF) 사업을 수주했다. 전 세계적으로 삼중수소제거설비를 상용화해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 두 나라 뿐이다. 체코 역시 대규모 원전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오는 6월 30조원 규모의 수주를 결정할 예정이다. 체코 정부는 당초 두코바니 지역에 1200MW급 이하 1기를 건설하고 2036년부터 가동할 방침이었으나 지난 1월 입찰 규모를 4기로 늘려 사업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현재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은 한수원과 프랑스전력청의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체코 정부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기 때문이다. 폴란드·네덜란드·핀란드 등 나머지 유럽국가들도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원전 외 사업에도 올해 오는 6월 초 서울서 '2024 한-아프리카 인프라 투자 포럼' 개최가 예정되면서 아프리카 수주 증가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12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르완다를 방문했다. 올 6월 예정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아프리카 건설·인프라 협력을 강화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 르완다 방문에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희림종합건축 △동일건설 △범양이엔씨 △산하건설 등이 동행해 △키갈리 그린시티 △부게세라 신공항·배후도시 개발△대규모 서민주택 건설사업 등에 관심과 참여를 요청받기도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원전사업과 관련 유럽 내 원전 강국인 프랑스와 밀리는 않는 승부가 될 것이란 평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프랑스는 2010년 초중반 올랑드 대통령 집권 당시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핵심 인력 이탈로 인한 공백이 발생해 전성기 위상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지점을 전략적으로 파고 든다면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