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로봇 대체’ 증가…일자리 문제도 확산

유통산업구조 변화에 판매 종사자 9년째 줄어 아르바이트생 대신하는 키오스크·서빙로봇들

2025-04-23     김혜나 기자
서울의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키오스크와 서빙로봇 등을 도입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통계청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 중 판매 종사자는 262만1000명이다. 2014년부터 9년째 감소세로, 2013년과 비교하면 45만3000명 감소했다.

판매 종사자는 주로 고객과 직접 대면으로 영업하는 직종이다. △의류·화장품·가전제품·가구·음식료품 등의 판매원 △카운터 계산원·캐셔 등 매장 계산원 △자동차 영업사원 △보험설계사 △신용카드 모집인 △홍보 도우미 등 영업·판매직 취업자가 해당한다.

판매 종사자의 감소세 이유로는 유통산업의 구조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간 것을 들 수 있다. 키오스크와 서빙로봇 등의 스마트기술이 확산되며 기계가 인력을 대체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계 대여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인건비보다 저렴해서다.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아르바이트 자리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신용데이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고용 계획을 ‘축소한다’는 소상공인은 65%를 차지했다. 아르바이트생 대신 키오스크와 서빙기계로 자동화하거나, 셀프바 또는 무인운영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이다.

물가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물가만 20.5% 상승하며 전체 물가는 0.79% 포인트 올랐다. 자영업자의 원재료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를 절감해 경영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용 저하의 문제점도 제기된다. 기존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던 식당이 키오스크 등을 도입해 고용원을 줄인다면, 일자리의 수가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해서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많은 기업이 인원 감축을 고민하는 상황과 맞물려 일자리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키오스크를 도입했다는 한 자영업자는 “인건비 절감 측면도 있지만, 오피스 상권이다 보니 특정 시간대에 손님이 많이 몰리는데 키오스크를 도입한 이후 더 많은 주문을 동시에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아르바이트생 충원을 고민하다가 비용 측면에서 키오스크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