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커머스, 명품·뷰티 카테고리 차별화 나서
온라인 시장 둔화세…고수익 상품군 확보해 극복 자체 전문관 구축, 인기 브랜드 유치 등 경쟁력 ↑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업계가 명품·뷰티 카테고리 역량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며 둔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잠재력 높은 온라인 명품·뷰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단 복안이다.
또한, 초저가를 앞세워 가파른 사세 확장에 나선 중국 플랫폼에 맞서 차별화를 달리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중국 플랫폼 이용자들의 구매 품목이 가성비의 생필품, 의류 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품이나 럭셔리 뷰티는 비교적 타깃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 특성상 객단가가 높아 매출 규모를 늘리기에 수월한 것이 특징인 동시에 가품 등 논란이 커질 시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줄 수 있어 철저한 사전·사후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온라인 명품 및 뷰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브랜드 유치, 플랫폼 인수·협업, 이색 및 고할인 프로모션 진행 등 다양한 유인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쿠팡은 6500억원을 쏟아부어 글로벌 명품플랫폼 파페치를 거머쥐었다. 그간 신선식품이나 공산품 등에서 강점을 보인 것과 달리, 약점으로 평가를 받아온 패션 및 명품 분야 경쟁력까지 보완하게 된 것이다. 향후 명품 판매에도 전국 30개 지역에 위치한 100여개 물류센터를 바탕으로 로켓배송 서비스가 이식될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은 지난해 7월부터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운영하고, 최근 체험형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했다. 단순 뷰티 상품을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데 머무르지 않고 고객과의 다양한 연결거리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9~21일 성수동 피치스 도원에서 연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에는 빌리프, 닥터지, 에스트라, 웰라쥬 등 국내외 인기 브랜드 15개가 참가했다. 브랜드별 현장 부스를 설치해 고객이 전문가로부터 직접 상품 설명을 듣고 체험하도록 했다.
컬리는 2022년 11월부터 뷰티 전문관 ‘뷰티컬리’를 선보이고 있다. 해당관에는 럭셔리부터 데일리까지 1000여개 이상 다채로운 뷰티 브랜드가 입점했다. 정기 프로모션인 ‘뷰티컬리페스타’를 매달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까지 치러진 ‘4월 뷰티컬리페스타’에선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 이너뷰티 등 봄철 꼭 필요한 2800여개 뷰티 상품을 쏟아냈다. 오는 29일까지 350개 친환경 뷰티 상품을 모은 ‘클린뷰티 시작하기’ 특별 기획전을 실시한다.
롯데온은 버티컬 서비스 강화 일환으로 온앤더뷰티(화장품), 온앤더럭셔리(명품) 등 전문관을 구축했다. 2022년 4월에 론칭한 온앤더뷰티에는 현재 럭셔리 뷰티 브랜드 등 총 1만여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롯데온에 따르면, 최근 1년간(지난해 4월~지난 3월) 뷰티 매출과 구매 고객 수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0%, 20% 넘게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2022년 9월 선보인 온앤더럭셔리도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에만 60%까지 올랐다. 가품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AI(인공지능)을 활용한 ‘24시간 가품 알람 시스템’도 갖췄다. 해외 명품 편집숍 육스와 협업하는 등 명품 해외직구 시장 잡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SG닷컴은 2022년 7월부터 명품 전문관 ‘SSG 럭셔리’를 개장했다. 보증, 배송, 사후관리까지 고객이 명품을 사고 즐기는 모든 과정에 각종 서비스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전세계에서 300개만 제작 판매되는 피아제 폴로 데이트 150주년 기념 에디션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공개하기도 했다.
올초에는 글로벌 럭셔리 이커머스 플랫폼 ‘네타포르테’의 해외직구 공식 브랜드관을 추가하는 등 럭셔리 라인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뷰티 전문관 ‘먼데이문’을 통해선 디올·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인기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이 가성비 아이템을 선보여 모객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초저가 전문관을 마련하거나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객단가가 높은 명품&뷰티 카테고리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온라인 시장 거래액은 늘고 있지만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어 각자 차별화된 무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