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 투자은행들, 韓 성장률 전망치 줄상향

반도체 수요 긍정 평가...UBS·씨티·HSBC 등 일제히 상향 한국은행 내달 수정 경제전망 주목...2.1% 예상하는 듯

2024-04-23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다국적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는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3%로 올려 잡았다. 씨티는 2.0%에서 2.2%로, HSBC는 1.9%에서 2.0%로 각각 전망치를 상향했다. UBS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을 들어 향후 수출과 생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나아가 미국 경제가 내년까지 경기가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의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 수출과 생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국의 설비 투자 확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은 올해 한국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전망치를 3.4%에서 3.8%로 크게 높였다. HSBC는 “미국의 강한 성장세와 중국의 경기 회복에 힘입은 글로벌 무역 증가가 한국의 수출 모멘텀을 계속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뿐만 아니라 PC, 스마트폰 등과 같은 소비재 품목 수출도 더 증가할 경우 하반기에도 기대 이상의 수출 실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다국적 투자은행들의 이같은 전망은 한국은행의 시각과도 맥락이 같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1%)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소비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근거를 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은 확실히 저희 예상보다 올라가고 있는데, 내수가 어떨지는 좀 더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은은 다음 달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을 통해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모멘텀이 약화된 반면, 수출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며 지난해 11월과 같은 2.1%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