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 ‘알·테·쉬’ 공습경보…韓 이커머스 처절한 생존 경쟁

“한국 이커머스 매출 세계 톱5 시장” 中 이커머스 국내 매출 지난해 3조원 돌파

2025-04-24     강소슬 기자
중국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타오바오 포함. 이하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에 이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까지 국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초저가 물량 공세로 빠르게 한국 유통 산업을 잠식하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중국산 상품을 직접구매(직구)한 금액은 3조1000억원이다. 전년 1조9800억원에서 58.5%나 급증했다. 알리와 테무의 국내 매출은 공시되지 않지만, 시장분석기관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의 국내 총매출액(GMV)은 약 2조2917억원이다. 지난해 8월부터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는 311억원을 기록했다. GMV(Gross Merchandise Volume)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특정 기간 동안 이뤄진 총 상품 거래액을 의미한다.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매출액은 추정치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수치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의 총매출액은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월간 1000억원 미만에 그쳤다. 3월부터 1000억원 투자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으로 국내 마케팅에 나서자 월간 총매출액은 1300억원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후 최대 2개월까지 걸리던 직구 일부 상품의 배송기간을 3~5일로 단축하는 서비스를 도입하자 5월부터 총매출액은 1800억원을 기록했다. 광군제가 열린 지난해 11월에는 총매출 4244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이용자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87만1000명으로 전달 보다 8.4% 증가했다. 후발주자 테무의 MAU는 전달 대비 42.8% 증가한 829만6000명을 기록했다. 중국 이커머스가 더욱 무서운 점은 이제 시작단계라는 점이다. 실제 국내 이커머스 쿠팡의 MAU는 3086만명으로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이미 11번가(740만명) G마켓(548만명) 위메프(411만명) 티몬(380만명) 등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MAU를 훌쩍 넘겼다. 최근 알리는 대규모 셀러 확보를 위해 100억위안(약 1조9000억원)을 들여 중국 판매자(셀러)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패션에 특화된 쇼핑몰 업체 쉬인은 저렴한 가격 등을 앞세워 테무와 같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진출하지 않았지만, 한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동영상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틱톡도 지난해 말 ‘틱톡샵’ 상표를 출원하고, 최근 인력 채용에 나서며 한국 내 커머스 사업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 시장에 대한 해외 플랫폼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한국은 이커머스 매출로 세계 톱5에 드는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출혈 경쟁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셀러들을 상대로 ‘수수료 무료’ 혜택까지 내세우면서 ‘셀러 모시기’ 경쟁에 나서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할인행사와 혜택 등을 제공하지만, 대응하기 벅찬 상황으로 보인다. 유료 멤버십 회원 1400만명을 보유한 쿠팡은 최근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맞서 알리의 한국 투자금액을 뛰어넘는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며 정면승부에 나섰다. 쿠팡은 고품질의 우수한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1번가는 지난해 2월부터 식품, 명품, 리퍼, 키즈 관련 버티컬 서비스와 특화 전문관을 선보이며 오픈마켓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AI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G마켓은 멤버십 회원 전용 프로모션 ‘유니버스 클럽 라운지’를 오픈하고 우대 혜택 강화에 나섰으며, 위메프와 티몬은 공격적인 할인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중국 이커머스 매출 규모는 3조원을 넘었으며, 2026년 19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처음에는 초저가 전략으로 가입자를 늘리다 다양한 셀러가 입점이 이어지면 영향력은 막대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 국내 시장에서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설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