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친명 일색’인데···민주당 ‘투톱 추대론’ 부상
친명계 중심으로 속속 당대표 연임론…李는 침묵 차기 원내대표는 '찐명' 박찬대 단일 후보로 압축
2025-04-24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당대표와 차기 원내대표, 당 투톱에 각각 '이재명 연임론'과 '박찬대 단일 후보론'이 부상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의 연임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새 원내대표 후보군에 대해서는 친명 핵심 박찬대 의원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당대표직과 원내대표직에 도전자가 없을 경우 사실상 합의 추대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원내대표과 관련해 '합의 추대론'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친명계 인사들은 올해 8월 임기를 마치는 이 대표의 연임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4·10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만큼 민심의 선택을 받은 이 대표가 강한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 대표의 연임 문제에 대해 "당을 통합하고, 민주당을 다수로 만들어준 민심을 반영해 정부 여당과 대화하고 성과를 내려면 좀 확실하고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 외에 대안이 지금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만큼 윤석열 대통령에게 맞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은 드물다"고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 연임을 권유했다는 사실을 전하기로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역시 지난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연임을 하는 게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에 대해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는 지난달 10일 취재진들에게 "당대표는 정말 3D 중 3D"라며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했다. 다만 불출마 의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잇따라 제기되는 연임론에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연임론이 힘을 얻으며 친명계 주요 인사들이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자리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만큼 마땅한 도전자가 없다면 합의 추대 방식이 유력해질 수 있다. 민주당이 당대표를 합의 추대한 전례도 있다. 2007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위기에 놓인 열린우리당(현 민주당)은 정세균 의원을 당 의장에 합의 추대 방식으로 선출했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은 '찐명(진짜 친이재명)' 박 의원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현재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인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며 가장 먼저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친명계 의원들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현재 새 원내대표 후보군은 박 의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교통정리가 되고 있다.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김민석 의원이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홍 원내대표와 경쟁했던 김 의원은 4·10 총선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당 승리에 기여하며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꼽혀 왔다. 또 주요 후보군이었던 김병기·김성환·서영교 의원도 도전 의사를 접었다. 유력 후보들이 조기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주민·한병도 의원이 남은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지만, 박 의원만큼 친명계 지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희박한 탓에 고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까지 출마를 접으면 박 의원은 단일 후보로 원내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후보 1명만 단독 출마하더라도 찬반 투표로 당선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추대가 아닌 결선 방식으로 진행하더라도 후보 등록 전부터 박 의원 '대세론'으로 기운 만큼 추대와 다를 바 없다는 게 공통된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