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각종 변수에도 ‘조용한 돌풍’…K패션·뷰티, 성장 비결은
패션플랫폼∙뷰티브랜드 일제히 매출 성장 훈풍 C-커머스 진출에 신사업 성장 동력 모색도 집중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고물가 기승과 중국 저가형 플랫폼이 국내에 진출하는 가운데에도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패션플랫폼들은 역대 가장 많은 이용자수와 거래액을 기록, 뷰티브랜드는 수출액 최대치를 달성했다. 나아가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C커머스)들이 가성비를 무기로 패션∙뷰티까지 넘보는 상황에도 신사업을 발굴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이달 나이키가 입점하면서 이틀간 스니커즈 거래액이 직전 주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마케팅 협업을 펼치면서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올 하반기에는 서울 한남동에 무신사 자체브랜드의 단독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최근 무신사가 조만호·한문일·박준모 3자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조직개편도 단행하며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면서 업계는 올해 무신사의 연결 매출액이 1조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그재그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전체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거래액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매출 성장가도를 탄 만큼 2분기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아울러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일본에 K콘텐츠를 소개하는 온라인 매거진 ‘킷토’를 선보이고, 4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 신규 플랫폼 ‘포스티’에 투자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패션 전문몰 중 가장 많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이블리 운영사인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알리바바와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알리바바는 동대문을 중추로 한 K-패션의 잠재력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서비스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에이블리는 유행에 민감한 2030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두면서, 동시에 남성플랫폼 '4910'과 일본 패션 앱 '아무드' 등 신사업도 펼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도 글로벌 시장을 바탕으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올해 3월까지 23억달러를 달성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8억9000만달러와 비교해 약 21.7% 증가한 수치다.
OEM∙ODM 시장의 양대 산맥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1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2% 늘어난 4940억원으로 전망된다. 한국콜마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7% 늘어난 5725억원으로 기대된다. 두 브랜드의 주요 고객사인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매출 상승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C커머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알리는 패션전문관을 통해 국내 패션 시장을 공략하고, 국내 유명 유튜버들과 협업하면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중국 SPA브랜드 쉬인이 국내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은 외부로 드러나는 제품인만큼 저품질 이슈에 민감한 고객층이 많다”며 “아직까지 중국 패션브랜드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중국에서 저가 제품을 단순 사입해 국내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자들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패션 플랫폼들 또한 대형 중국 플랫폼의 공세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