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업 2분기 경기전망 상승 속 변수는
C-커머스 공세에 국내 유통업계 위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
2025-04-24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올해 2분기 유통업 경기 기대감이 점차 살아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빠르게 한국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해나가는 중국 이커머스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5로 집계됐다. 1분기는 79였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기업의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것이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백화점(97)과 대형마트(96)는 기준치(100)에 근접하며 전체 전망치 상승(79→85)을 견인했다. 특히 백화점은 전반적으로 소비 심리 위축에도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명품·식품·여가 강화 등 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세부 업태별 가장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과 체험형 공간 확대에 따른 집객 효과로 1분기 85에서 2분기 96으로 올랐다. 편의점(65→79)은 전분기 대비 전망치가 14포인트 증가하며 업태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2분기는 날씨의 영향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 식음료와 주류 등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다. 온라인(78→84)도 전분기 대비 전망치가 증가했지만, 초저가를 무기로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국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점 등이 기대감 상승을 일부 제한했다. 시장분석기관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지난해 국내 총매출액(GMV)은 약 2조2917억원이다. 지난해 8월부터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는 311억원을 기록했다. GMV(Gross Merchandise Volume)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특정 기간 동안 이뤄진 총 상품 거래액을 의미한다. 국내 이용자 수도 빠른 속도로 증가해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87만1000명으로 전달 보다 8.4% 증가했다. 후발주자 테무의 MAU는 전달 대비 42.8% 증가한 829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미 쿠팡(3086만명)을 제외한 11번가(740만명) G마켓(548만명) 위메프(411만명) 티몬(380만명) 등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MAU를 훌쩍 넘겼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초저가 물량 공세로 빠르게 한국 유통 산업을 잠식하는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국내 유통업계는 위기에 봉착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7곳(69.4%)은 중국 플랫폼의 국내 진출 확대가 국내 유통시장이나 유통업체에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 업체의 74.4%는 이런 진출이 국내 유통시장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저가 중국산 제품을 앞세워 세몰이하던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초부터 신선식품 판매에 나섰고, 최근 국내산 농산물까지 취급하기 시작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은 국내 이커머스는 물론 대형마트‧편의점업계에도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했다. 반면 패션 플랫폼과 화장품 업계는 체질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한 만큼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세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물가 급등으로 직접 집밥을 만들어 먹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도 다시 강세를 보이지만,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저가 상품을 넘어 한국 제품까지 취급하자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며 “유통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