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적금 26개월來 최소… 고금리에 '숨고르기'

수신잔액 103조7266억원, 한달 새 5360억원 감소

2024-04-24     최재원 기자
저축은행들이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최근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타나났다. 9년 만에 적자로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3조7266억원으로, 전월보다 5360억원 줄었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9월(117조8504억원)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하며 2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여신도 감소했다. 여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2조3301억원으로 지난 2021년 12월(100조5883억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여신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1년째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이 같은 저축은행의 여수신 잔액 감소는 최근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확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비 충당금 압박이 커지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555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저축은행권은 지난해 9년 만에 적자로 전해졌다. 지난해 저축은행들의 이자비용은 5조3508억원으로 전년(2조917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이자 수익은 1.5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3조873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0.5%나 늘었다. 건전성 역시 악화됐다.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는 취약계층과 중·소상공인이 주거래 대상이다 보니 차주 상환 능력도 악화 중인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보다 3.14%포인트 급등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8.02%로 전년 2.90%보다 치솟으며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 연체율도 작년 말보다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 말 4.08%보다 3.64%포인트(P) 올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10여개 저축은행에 비상시 자본조달 계획 등을 담은 자본확충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동시에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 관리계획이 미진한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연체율 관리 현장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중앙회 모범규준에 반영된 부동산 PF 경·공매 활성화 방안 이행과 개인사업자 연체채권 매각 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여수신을 늘려 규모를 확장하는 대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 이자비용 발생을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3.71%로 지난해 10월 4.19%보다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들은 수신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보다 0.5~1%P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해 왔지만 현재는 시중은행과 금리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는 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면서 적자 폭이 커지면 손실흡수능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