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다음주 성사될 듯…민주, '채상병 특검' 등 압박

대통령실-민주당 '2차 실무 회동' 25일 갖기로 민주, 尹 겨냥 '이채양명주' 의제 반영 목소리

2025-04-24     문장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이번 주중으로 예상됐던 회담 일정이 다음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사이 민주당에서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과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해 '김건희 특검법'까지 회담 의제로 올려야 한다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수회담 준비를 위한 2차 실무 회동이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영수회담 준비를 위한 대통령실과 2차 실무회동은 내일 열릴 예정"이라며 "시간과 장소는 비공개"라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주 용산에서 만나자"며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실무회담이 한 차례 연기됐다 재개되는 등 첫 스텝부터 꼬이고 있다. 전날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 천준호 민주당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만나 첫 준비 회동을 가졌지만, 시급한 민생 문제를 해결할 정책과 중요한 국정 현안을 가감 없이 본회담의 의제로 삼기로 하자는 데만 그쳤다. 영수회담이 의제 설정은 물론 일정조차 잡지 못한 가운데 민주당은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른바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양평 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주가조작 의혹)'를 이 대표가 영수회담 의제로 들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추미애 민주당 당선자는 이날 CBS라디오에 "'이채양명주'를 내걸고 총선을 치렀기 때문에 그것으로 많은 표를 받았다"며 '이채양명주'를 반드시 (영수회담) 의제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역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서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은 특검법을 수용해 국민의 명령을 따르길 바란다"고 힘을 실었다. 여기에 이 대표가 총선 때부터 강조해 온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전세사기특별법, 연금개혁, 의대증원 문제 등 제한 없이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당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된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과 제1당의 대표가 만나는 것인 만큼 의제에 별다른 제한이 있을 수는 없다"며 "영수회담이 총선 직후에 열리는 것인 만큼 총선에 나타난 민의인 민생회복과 국정기조 전환을 반영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들이 이뤄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무엇이 아쉬워서 영수회담을 요구한 게 아니다. 대통령이 제발 국민 목소리를 듣고 국정을 바로잡아달라는 말씀을 전하기 위해 요구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보였던 입장을 보면 마치 야당 대표를 만나주는 것이 큰 무슨 변화인 것처럼, 은전이나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수회담이 늦어지면서 후임 국무총리 인선 역시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총리 임명에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영수회담을 통해 이 대표와 총리 후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다음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도 지난 22일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 임명을 발표한 자리에서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