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정보유출 금융사 국민검사 안한다"
감사원 국민감사는 수용 가능성 높아
2015-03-0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국민검사 청구를 기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5일 국민검사청구 심의위원회를 열어 금융사 정보 유출건에 대해 국민검사를 요구한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의 최종 소명을 듣는 절차를 거친 뒤 기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국민검사청구는 금융회사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로 금융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국민 200명 이상이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금감원 관련 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소비자단체, 학계, 법조계 등)이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금융소비자원은 지난달 5일 204명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모아 금감원에 국민검사청구를 했다. 한국씨티은행과 한국SC은행에서 13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으며 농협은행과 국민카드, 롯데카드에서는 1억400만건의 고객 정보가 흘러나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고객 정보도 수천만건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금감원은 동양 사태의 경우 지난해 10월 국민검사가 청구된지 1주일만에 전격 수용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이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로 인한 다양한 형태의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제기했고 투자자의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로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금감원이 검사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그러나 이번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해서는 이미 금감원이 검사를 했거나 진행 중인 사안은 각하 대상에 속한다는 국민검사청구의 운용규정을 들어 해당 사안을 기각했다.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 중인 사항인 상황에서 금소원의 국민검사 청구안에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지 않아 중복 조사의 필요성이 낮아 심의위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금소원 측은 금융당국이 청구 심사 기한인 한 달이 다 돼서야 신청인을 불러 일방적으로 해당 건이 국민검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통보해 왔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조남희 금융소비자 대표는 “이번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는 분명히 금융사와 감독당국의 명백한 관리부실로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인 만큼 내부 조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검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금융소비자원은 이번 금융사 정보 유출에 따른 확실한 피해자 100여명을 모아 공동 소송에서 이긴 후, 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 이의제기를 하고 행정심판 대상이 되는지 검토를 해서 행정심판 등 법적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반면 감사원은 국민감사청구를 받아들일 전망이다.감사원은 금소원,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등 시민·소비자단체가 국민감사를 요구하자 자료 수집에 돌입했다. 감사원은 내달 7일까지 자료 수집을 마친 뒤 중순께 본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감사원은 금융당국의 카드사 내부통제 감독 및 검사 부실 여부, 금융사 고객 정보 관리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