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압승·당대표 '연임설'에…국회의장 후보들도 '친명·선명성' 경쟁
4·10 총선 '정권 심판' 민심 확인에 강경 모드 '친명' 강조하며 '기계적 중립'보다 당에 힘 싣기
2025-04-25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장 후보들이 '선명성' 경쟁에 나서고 있다. 4·10 총선 당시 '정권 심판' 민심에 압승하자 협치보다는 당 개혁 완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특히 총선을 진두지휘한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이 제기되면서 '명심'을 강조, 당과 호흡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국회의장직에 도전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은 협치보다 '선명성'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 국회의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조정식(6선)‧정성호(5선)‧우원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인(경기 하남갑·6선)이다. 박지원 당선인(전남 해남완도진도·5선)과 김태년 의원 등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이번 총선을 통해 당내 최다선인 6선에 오른 추 당선인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 시절 갑자기 쭉 옳은 방향으로 갈 듯 폼은 다 재다가 갑자기 기어를 중립으로 넣어버리고 멈춰버려 죽도 밥도 아닌,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리는 우를 범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소명을 다하고 헌신하겠다는 각오"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고 밝혔다. 21대 하반기 국회를 이끈 김진표 의장이 '기계적 중립'을 지켰지만, 민주당 내 평가는 차가웠던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 재직 기간 동안 당적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안건을 최종적으로 의결하는 본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인 만큼 재직 기간에는 무소속으로 여야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라는 취지다. 그러나 현재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후보들은 모두 국회의장의 당적 이탈이 정치적 의미일 뿐 의장 역할이 법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펴고 있다. 조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총선의 민심은 정권 심판과 민생경제 회복이다. 22대 국회가 이런 총선 민의를 받드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다수당인 민주당과 호흡을 맞추면서 민의를 국회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경우 여야 간 협치는 필요하지만, 진전이 없을 땐 국회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민주주의 원리인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합의까지 못 가게 됐을 때는 국회의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협의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후보자들은 이번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이 대표의 연임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자 '친명(친이재명)'을 강조하며 선명성에 더욱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야 중재 역할보다 민주당이 국회를 주도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실제 추 당선인은 출마 선언 당시 "기계적 중립 기어를 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된다. '혁신 의장'의 역할을 거부하지 않겠다"라고 민주당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조정식 의원은 대놓고 '친명'을 강조했다. 그는 "'명심'은 당연히 제가 아니겠나"라며 당과 보폭을 맞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성호 의원의 경우 친명 주류가 확고해진 민주당 중진 중 '친명계 좌장'이란 칭호가 붙을 정도로 이 대표와 긴밀한 관계다. 국회의장 후보들의 '선명성' 경쟁에 당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박 당선자는 국회의장의 중립성 등과 관련해 "국회의장은 법 정신대로, 국민이 원하는 대로 민심대로 중립성을 지키면서도 정치력·협상력·추진력·투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국민에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강조를 해주는 것이 정치이지, '나는 민주당에서 나왔으니까 민주당 편만 들 거야' 이건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