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프리미엄, 허와 실
유기농 우유 ‘비싼 값 한다’ VS 일반 우유와 다를 바 없다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대된 가운데 유업계도 ‘유기농’ 바람이 불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우유인 ‘유기농 우유’가 가격이 비싼 가운데서도 아이가 있는 소비자들을 사로 잡으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대관령 유기농 우유’는 830ml에 8500원으로 시판 우유 가격 중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1000ml 용량의 서울우유 가격이 2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4배 가량 비싸다.
한국야쿠르트의 ‘내츄럴 플랜’도 한정 생산 우유로 6500원. 이 제품이 상대적으로 고가로 책정됐음에도 하루 2만개가 꾸준히 팔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상하목장’을 통해 유기농 우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유기농 우유 시장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매일유업은 ‘유기농은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고(故) 김복용 매일유업 선대회장의 유지를 바탕으로 지난 2008년 6월 ‘상하목장’ 브랜드를 출시했다.
상하목장은 전라북도 고창에 낙농가와 협동해 젖소를 유기농 환경과 사료에 적응시킨 목장이다. 이곳 젖소는 한 마리당 277평 이상의 초지, 5.2평 이상의 축사, 10.5평 이상의 방목장이 확보되며,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무농약·무화학 비료의 유기농 목초와 사료만 제공된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상하목장은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유기가공식품부문 장관상’을 수상했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유기농산물인증 △유기축산물인증을 각각 획득했다.
삼양 역시 국내 청정지역 중 하나인 대관령 목장에서 유기농 목초를 먹고 자연방목으로 자란 젖소를 통한 ‘유기농’ 우유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기농이나 프리미엄 우유들은 일반 우유보다 칼슘, 비타민, 오메가 지방산 등의 함량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미국 워싱턴주립대학의 연구팀은 유기농 우유가 심장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유에는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이 존재하는데 유기농 우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일반 우유보다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찰스 벤브룩 박사는 “오메가3는 심장 질환 예방 효과를 갖는데다 유기농 우유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 수치가 생선보다 훨씬 높다”며 “유기농 우유를 선택해 건강에 좋은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기농 우유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주장이다.
칼슘이나 지방산 등 몇 가지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성분 차이는 크게 없다는 것이다.
익명의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로 구매를 하고서도 크게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많다”며 “좋다고 알려진 부분도 있지만 ‘배탈이 안 난 다거나’ 하는 특별한 효과는 없다”고 귀띔했다.
한편, 현재 전체 우유제품 시장 가운데 프리미엄 우유 시장 비중은 6%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급우유 매출이 신장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업체들은 마냥 유기농 우유를 확대 생산 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려면 젖소부터 사료, 수질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유기농 목장 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탈락하는 경우도 많고 유지하는데 비용도 많이 소요돼 확대하는데 조심스럽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