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환율 호재”…식품업계, 해외로 눈 돌려 사업 확대

먹방∙헬시플레저 유행으로 해외 K-푸드 인기 상승 국내 식품 기업, 수출 넘어 해외 법인 설립∙공장 가동

2024-04-28     이선민 기자
미국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고물가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내수 경제가 위축되자 국내 식품업계는 해외에서 답을 찾고 있다. 특히 최근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 확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을 넘었다. 1400원 돌파는 2022년 11월7일 이후 처음 있는 일로 IMF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레고랜드 사태 등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환율은 내수 경제 성장에는 악재지만 일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는 호재로 볼 수 있다.

K팝 등 한류 열풍에 더해 해외 소비자들이 ‘먹방’ 등으로 한국 음식을 즐기기 시작하자 K-푸드는 지난해 해외에서 크게 성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농축수산식품의 수출 규모는 22억 7000만 달러(3조 1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주요 식품 기업 중 상당수가 지난해 전체 매출 대비 수출액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불닭시리즈로 해외에서 급성장한 삼양식품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7.8%를 차지했고, 농심은 지난해 수출액을 포함한 해외 매출액 비중이 47%로 성장했다.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경우 해외에서 국내보다 2000억원 이상 매출이 크다. CJ제일제당은 식품 부문 매출 중 해외 비중이 약 48%다.

아직 해외 시장이 크지 않은 기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해외 매출이 약 20%를 기록했고, 오는 2027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헬시플레저의 유행과 함께 해외에서 김치의 인기가 커지면서 종가를 운영하는 대상은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약 30%를 달성했다.

이들은 해외에서 K-푸드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거나 수출국가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 공장을 바탕으로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론칭해 매출을 견인할 계획이다.

수출량이 급증한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에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제2공장을 건립하고 있고, 농심은 하반기 미국에 라면을 생산하는 제2공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한 데 이어 제3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북미에 이어 호주에서 김치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이미 해외에 10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상도 폴란드 크라쿠프 지역 김치 공장이 완공 되는대로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롯데웰푸드는 국내에서 생산해서 해외로 수출하던 유통물량을 현지에서 직접 조달할 수 있도록 해외 첫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했다. 현지 수요가 높은 제품을 공급할 수도 있고, 인도의 내수를 확대하고 주변국에 수출까지 할 수 있다. 오리온은 최근 꼬북칩의 인기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꼬북칩 단일 품목 연매출이 400억원을 상회할 경우 현지 생산 공장 설립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증가하면 환차익을 인해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 사업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기위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