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너무 올랐나” 원정개미 썰물

미국 주식 거래액, 한 달 만에 '3분의 1 토막'

2024-04-29     최재원 기자
미국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이달 들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강세와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영향 때문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6억5000만달러로 전월(20억9000만달러어치) 대비 1/3 수준이다. 지난 1~2월(1월 7억3000만달러, 2월 14억7000만달러) 월별 결제액과 비교해도 최소 약 8000만달러 결제액이 적다.

이달 순매수 결제액이 둔화된 이유는 '강달러'가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한 떄 1400원까지 치솟으며 원화 약세가 지속되자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 신규 매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가치가 다시 상승하면 달러화 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감소해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이하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한 것도 서학개미들의 신규 매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달 초 발표된 미국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예상 시기가 늦춰지고 횟수도 줄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생한 '중동 리스크'는 미국 주식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신규 요소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과 이스라엘의 재보복으로 중동 위기가 격화되며 위험선호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

실제로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이달 들어 3.9%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7%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도 1분기 미국 상승장을 주도한 ‘매그니피센트 7’ 주식 가운데 테슬라(순매수 3억1800만달러)와 메타(500만달러)를 제외하고 엔비디아(-1억2500만달러), 알파벳(-6500만달러), 애플(-50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800만달러), 아마존(-1500만달러)은 대거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