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고치고 단독 브랜드 유치하고…대책 찾기 나선 홈쇼핑

지난해 ‘홈쇼핑 빅4’ 매출·영업이익 동반 하락 모바일 강화에도 C커머스 공습 등 변수 생겨

2024-05-01     민경식 기자
칼로볼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홈쇼핑업계가 실적 반등을 위한 다각적 전략 카드를 꺼내들었다. 송출수수료 상승 부담, TV 시청자 감소세, 소비심리 위축 등 2분기에도 업황 전반에 먹구름이 가시지 않으면서 방책 마련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 붇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홈쇼핑 채널은 TV홈쇼핑 채널 7개, T커머스 채널 10개로 총 17개다. 이른바 ‘홈쇼핑 빅4’ 불리는 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CJ온스타일은 지난해 모두 덩치·수익성이 떨어졌다. 이 가운데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곳까지 속출했다. T커머스(데이터 홈쇼핑) 단독 사업자 5개사 역시 출범 이후 역성장을 나타낸 상황이다. 즉, 전체 홈쇼핑 산업 내 위기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업체들이 탈TV 기조를 바탕으로 모바일 전환에 역점을 뒀지만, 근래 들어 유통 생태계 지각 변동이 일어나면서 변수가 더해진 모습이다. 특히, 온·오프라인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연 매출 30조원를 뛰어넘은 이커머스 공룡 쿠팡에 초저가 박리다매 판매 전략으로 사세를 가파르게 넓혀가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까지 가세해 모바일 쇼핑 시장 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모바일 비중 강화에도 포화상태로 경쟁이 펼쳐지는 탓에 실적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긴 어렵지 않냐는 분석이다. 이처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하는 가운데, 방책 모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단독·신규 브랜드 발굴·유치, 앱 개편, 대형 프로모션 마련, 스타 쇼호스트 발탁 등을 통해 경쟁력을 달리하고 고객 저변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CJ온스타일은 최근 모바일 앱을 대폭 손질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한 초개인화 영상 쇼핑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지난 2021년 모바일과 TV를 통합한 뒤 3년만의 모바일 개편이다. 특히, 앱 개편으로 고객 활동 이력(구매·검색·클릭)을 분석해 관심사를 추출하고 패션, 명품, 뷰티, 리빙 등 취향에 맞는 상품과 영상을 추천하는 AI 초개인화 서비스를 전면에 앞세웠다. CJ온스타일은 단독 브랜드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봄 시즌을 겨냥해 △셀렙샵 에디션 △칼 라거펠트 △더엣지 △지스튜디오 등 단독 패션 브랜드의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여성 홈웨어 브랜드 ‘나른’의 여름 신제품 3종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미디어커머스 전문 자회사인 ‘다다엠앤씨’로부터 ‘나른’을 손에 넣었다. 롯데홈쇼핑은 24년 차 스타 쇼호스트 동지현을 기용해 ‘동지현의 뷰티 컬렉션’을 고정 편성하고 지난 28일 첫 방송을 진행했다. 동지현 쇼호스트는 2000년 방송 활동을 시작한 뒤 ‘연매출 4000억’, ‘분당 1억’ 판매 등의 수식어가 붙는 업계 최고의 스타다. 롯데홈쇼핑은 글로벌 K뷰티 상품을 단독 공개하며 뷰티 카테고리 역량 제고에 집중하는 만큼, 전문성과 화제성을 겸비한 동지현과 손잡고 뷰티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복안이다. GS샵은 온라인몰을 활용해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GS샵에 따르면, 프리미엄 브랜드 입점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GS샵 온라인 쇼핑몰에 ‘피레티’, ‘세인트앤드류스’, ‘마틴골프’ 등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가 잇따라 입점했다. 지난해 ‘말본 골프’와 ‘어뉴 골프’ 입점에 이어 하이엔드 브랜드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GS샵은 5월 한달 내내 상반기 최대 프로모션인 ‘상상초월’ 특집을 전개하는 한편, 홈쇼핑업계 최초로 전자레인지로 밥을 짓는 ‘저당밥솥’을 론칭하며, 혈당 관련 상품군까지 포트폴리오를 늘려가고 있다. 현대홈쇼핑도 오는 31일까지 ‘슈퍼H페스타’를 펼쳐기로 했다. 해당 행사는 TV홈쇼핑·현대H몰·현대홈쇼핑플러스샵(T커머스) 이용 고객을 위해 기획한 행사다. 할인 쿠폰과 함께 각종 사은품과 현대백화점그룹 통합멤버십 H포인트 등을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뷰티 계열사 ‘LVMH 뷰티 코리아’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사는 LVMH 뷰티 코리아의 주요 신상품을 현대홈쇼핑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에서 선공개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로 제한된 수요를 두고 홈쇼핑 업체를 넘어 유통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홈쇼핑 산업의 경우 송출수수료 급등 등 구조적 문제까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더욱 고도화된 전략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