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홀몸노인 200만 시대, 이대로 좋은가

2025-04-30     김철홍 자유기고가
김철홍

매일일보  |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학생, 성년, 부모 등과 관련된 기념일인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기념일 하면 선물은 기본이고 이벤트까지도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경 의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노인의 날’이 있는지, 언젠지 조차 관심이 없다. 바로 10월 2일인데 말이다. UN이 제정한 ‘국제 노인의 날’이 10월 1일임에도 ‘국군의 날’과 겹침에 따라 그 다음날로 정했다지만, 5월 가정의 달과 동떨어져 있어 아쉽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1인 가구 1천만 시대로 진입했다. 5가구 중 2가구가 혼자 사는 셈이다. 또한 2030년에는 35.6%, 2050년에는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변화에 따른 전 세계적 추이로 OECD 주요 국가의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핀란드 47%, 스웨덴 45.4%, 프랑스 37.8%, 일본 38% 등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인 국가들도 많다. 2000년대 초반 100만 명 대였던 독거노인 수는 200만 명을 넘어, 노인 5명 중 1명이다. 급격한 노령화로 독거노인 수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고 젊은 층의 비혼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1인 가구를 근간으로 하는 인구정책 마련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독거(獨居)노인이란 말 그대로 가족 없이 혼자 살아가는 고령자를 의미한다. 고령자 1인 가구는 ‘저소득 취약계층’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인구의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등이 맞물려 고령자 1인가구는 보편적인 사회현상이 되었고, ‘독거노인’이라는 용어를 새로운 용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언론과 각종 매체에서 ‘홀로 사는 노인’, ‘홀몸노인’으로 용어 사용 모습을 볼 수 있다. 홀몸노인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노인 가구보다 적은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독거노인이 취업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가구원과 함께 사는 노인 가구의 61.2%에 비해 홀몸노인 중에선 41.0%만 일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라는 사실이 말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2021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총 3,378명으로 2017년 2,412명에서 40.0%나 증가했고 매년 남성 고독사가 여성 고독사에 비해 4배 이상 많으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은 50∼60대(매년 50% 이상)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혼자 사는 홀몸노인의 빈곤은 자존감을 낮추고 생활의 어려움을 유발하면서 정서적 고립감이 심각한 경우 노인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급격한 저출생과 고령화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문을 닫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급증하는 대신 노인을 돌보는 요양기관 등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사회적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모 정당이 총선이 끝난 후 “60대 이상 전통적 지지층은 1년에 약 30만 명씩 죽고 있고, 5년 뒤엔 150만 명이 사라지는 상황”이라며 “30·40세대에서 그만한 인원을 데려오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서 의석수는 두 자릿수로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과 함께 유권자의 고령화에 따른 심각성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고령화 시대에 진입과 함께 초고령 시대를 앞두고 급증하는 홀몸노인이 겪는 노후 생활을 위한 자금, 건강 문제, 일상생활 등에 대한 어려움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이를 재조명 해보면, 첫째, 소득 문제로 홀몸노인 중 40%는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주로 노후 생활을 지속하기 위한 자금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에서는 국민연금, 노인기초생활보장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둘째, 건강 문제로 홀몸노인들은 생활환경의 악화와 권고사항을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건강보험 확대, 요양기관 보급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는 건강 체크와 예방접종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홀몸노인들의 건강을 지원하고 있다. 셋째, 일상생활 문제로 홀몸노인들은 주방, 청소, 목욕 등의 일을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에서는 홀몸노인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지원 및 보조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문제들은 고령화와 더불어 우리 사회 전반에서 해결이 필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 독거노인들의 복지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지역사회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 지역사회는 홀몸노인 집을 방문하여 소통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방문 서비스, 심리적 지원 및 사회적 연결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또한 건강 검진 등 의료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위한 의료 프로그램과 다양한 교육 및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홀몸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과 사회적 연결성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홀몸노인을 위한 솔루션과 혁신적인 다음의 서비스 시스템 도입은 시대적 흐름으로 순응해야 한다. △스마트 홈 기술 : l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돌봄노인의 거주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안전을 유지하는 시스템으로 움직임 감지 센서, 화재감지기, 의료 알림 시스템 등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 홀몸노인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통, 정보 공유, 친목 형성을 도와주는 서비스로 가상 현실(VR)을 활용한 활동도 있다. △모바일 의료 서비스 : 홀몸노인들이 집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의료 앱 또는 플랫폼으로 의사와 온라인 상담, 처방전 발급 등이 가능하다. △배달 로봇 : 홀몸노인들에게 식료품이나 약물을 배달해주는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배달 방법으로 홀몸노인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 “씩씩하고 건강하게 혼자 살다가 아프면 요양원에 들어가는 것이 기본 상식인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자식 낳고 살아도 늙으면 다 독거노인 되는 거 아닌가요? 옆집 어르신은 항상 의사 아들, 교사 딸 자랑하시지만 혼자 외롭게 사시더군요.”라는 모 매체에서 봤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1인 가구 실태와 인식조사’에서도 건강하다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홀로 사는 것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홀몸노인 문제가 개인을 떠나 국가적인 문제다. 그렇지만 그 주인공은 홀몸노인, 주체인 당신임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우리 모두도 홀몸노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정서연금이 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자양분이 되어야겠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옛 선인들의 인성과 선비정신의 현대적 가치 조명을 위해 조선에게 그 길을 묻고 싶다.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