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민주, '한동훈 특검법'에도 온도차…협력·견제 '줄타기'

조국혁신당, 민주당과 협력 관계 피력 지속 민주당은 교섭단체·범야권 연석회의 등 미온적

2024-04-30     염재인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이후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협력과 견제 사이를 오가고 있다. 민주당은 '한동훈 특검법'과 범야권 연석회의 개최 등 조국혁신당이 제안하거나 관련이 있는 사안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태도에 비판을 자제하면서도 두 정당이 22대 국회에서 협력 관계라는 점을 피력하는 모습이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동훈 특검) 법안은 준비됐다"며 "한동훈 특검법 마련은 박은정 22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맡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녀들) 입시 비리 관련 등 세 가지 의혹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수사를 안 받냐는 국민들의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 당시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반드시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법안을 추진하기 위한 세부적인 방향은 다수당인 민주당과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황 원내대표는 "민주당하고 지금 대화가 진행 중에 있다. 조국혁신당의 '1호 법안'에 대해 민주당도 도와줘야 한다는 정치 도의상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법안의 내용은 준비돼 있지만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민주당과 (내용을) 조율할 부분이 있으면 조율을 해서 통과 가능성 있는 법안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김건희 특검·채상병 특검과 서로 연계해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은 한동훈 특검법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이후 대여 공세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하는 상황에서 자칫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야당의 국정 기조 전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면서 예고대로 '채 상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을 5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22대 국회에서는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법안들에 대해 재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두 정당 간 입장 차이는 한동훈 특검법뿐만이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법상 교섭단체 구성 요건은 20석 이상이지만, 일부 군소정당과 연대에 실패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로선 국회법을 개정해 구성 요건을 낮추는 방법이 유일하지만, 정치개혁 차원에서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주당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조국 대표가 제안한 범야권 연석회의도 민주당이 사실상 거절하면서 물거품 됐다. 조 대표는 지난 22일 이 대표를 향해 "야권 대표들을 만나 총의를 모은 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다면 더 큰 힘이 실릴 것"이라며 영수회담에 앞서 야권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전했다. 그러나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대통령과) 민주당과 회담"이라고 언급했다. 

조국혁신당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민주당의 '견제론'에는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조국 대표는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첫 사무처 당직자 조회를 열고 "조국혁신당은 진보와 개혁 과제를 위해 민주당과 '확고한 협력 관계'이자, 생산적 경쟁 관계'임을 유념해 달라"며 "조국혁신당은 창당도 선거도 민주당 도움을 받지 않았다. 우리는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