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배상 일단락 은행권, ‘PF 정상화’ 구원투수 나서나

당국, 이달 중 충당금 적립 완화 등 앞세운 구조조정안 발표 은행권, “결국 부동산 PF 위험 떠안으라는 뜻”이라며 냉소적

2025-05-01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지난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해 배상을 시작한 은행권이 이달부터 본격화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원투수로 나설지 관심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순에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당 방안은 사업성 높은 PF 사업장에 금융사가 신규 자금을 투입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인센티브는 투입되는 자금에 대한 건전성 분류, PF 대출 한도 확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장에 투입되는 신규 자금은 ‘정상’으로 건전성을 분류하고, 자금 투입을 유도하기 위해 PF 대출 한도를 확대한다. 현재 은행의 유가증권 한도는 자기자본 100%인데 이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는 것. 신규 자금을 투입한 PF 사업장이 향후 부실이 날 경우 관련 임직원에 대한 제재도 면책할 것으로 전해진다. 인센티브 도입을 위해 PF 사업장 평가 방식 또한 세분화, 경·공매를 확대한다. 기존 ‘양호-보통-악화 우려’ 3단계에서 ‘양호-보통-악화 우려-회수의문’ 4단계로 넓혀 자금 투입 금융사의 충당금 적립 부담을 낮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인센티브 내용이 전해지고 있지만 은행권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투자 한도와 임직원 면책 등의 내용이 ‘과연 인센티브인가?’라는 입장이다.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투자 한도 확대는 인센티브가 아니라 필수조건이라는 얘기다. 부동산 PF 사업장의 경·공매 확대 역시 우려를 표시한다. 은행권이 해당 사업장을 품으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PF 사업장을 부실률을 신규 자금 투입으로 낮출 테니 은행권이 경·공매를 통해 해당 사업장을 인수해 살리라는 뜻으로 바라본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4월 부동산 PF 위기설’이 대두되자 은행권에 PF 관련 가중치 조정과 충당금 적립 완화 등을 내세우며 자금 지원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해당 방안에 대해 냉랭한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 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급증했다. 같은 기간 PF 대출건수는 9200건으로 전년보다 500건 줄었지만 연체가 늘어나며 부실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