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LG엔솔, 中 겨냥 '배터리 특허 전쟁' 선언
'배터리 특허 전쟁' 통해 지식재산권 보호 경쟁사가 침해한 특허수 580건에 이르러
2025-05-02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기업들과 '배터리 특허 전쟁'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존속과 지식재산권(IP)을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경쟁 기업들에게 소송과 경고 등의 방법으로 강경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당사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특허 침해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 침해가 지속될 경우 특허 침해 금지 소송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현지 전문가를 확보해 글로벌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해외 IP 오피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허 무임승차에 대해 강경 대응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 IP에 대한 후발 기업의 무분별한 침해 사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조차 배터리 공급사 선정 시 특허권 준수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등 시장 왜곡이 심각하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주장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특허(등록기준 약 3만2000건) 중 경쟁사가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 수는 10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수는 580건에 이른다. 전략특허의 58% 수준이 이미 무임승차 대상이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상 중국 경쟁사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기술 투자를 급속히 확대하고 있으나, 무임승차 논란은 여전하다. 이들 기업들은 후발주자로 핵심 기술 확보가 늦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에스볼트 등이 삼성SDI와 SK온의 배터리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LG화학 역시 최근 중국 양극재 기업 3곳 등을 대상으로 특허기술 침해 관련 조사를 신청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특허 전쟁'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보다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어서다.LG에너지솔루션만 해도 니켈코발트망간(NCM)은 물론이고 리튬인산철(LFP),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리튬망간산화물(LMO), 하이니켈 및 미드니켈, 실리콘계 음극, 원통형(46시리즈), 안전진단 및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폭넓은 분야에서 특허를 갖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비슷한 수준의 R&D 투자를 하며 2만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 중이고, SK온 역시 파우치형 등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