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 매립시설 규제 개선 속도 붙는다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한국산업폐기물협회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사용종료 매립장 상부토지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건의하고, 관련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고 2일 밝혔다. 

한 장관은 지난 1일 울산시에 위치한 산업폐기물 소각·매립시설 코엔텍을 방문해 사후관리 중인 종료 매립시설과 소각시설 현장을 시찰하고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 간담회에서 이민석 코엔텍 대표이사이자 한국산업폐기물매립협회 명예회장은 업계 주요 현안들을 건의하고,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한 장관도 사후관리 중인 매립시설의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제도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명예회장은 “토지이용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사후관리 기간 중의 운영 재원을 원천 차단하는 만큼, 경량창고, 주차장, 재활용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원지반 상부 부분을 모두 상부토지로 인정해 매립장 안정성이 확보되면 매립시설 경사지(사면부)도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관리형 매립시설 태양광 설비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부지(0.8~1.2)’로 적용받는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 ‘시설물’ REC 가중치(1.0~1.5)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일일·중간복토의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일일·중간복토의 목적은 ‘빗물의 침투를 방지하고 비산과 악취 방지’다. 시트, 천막 등을 설치해 그 기능을 충족한다면 일일·중간복토를 생략하도록 해 불필요한 매립용량 낭비를 개선해야 한다.

공단지역 내 매립시설의 지하수검사정의 수질기준을 일률적으로 ‘생활용수’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불합리한 제도로 완화해 줄 것을 건의했다. 검사목적이 매립장의 침출수 유출 등 2차 오염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인데, 대부분 공단지역에 위치한 상황에서 생활용수 기준은 지나치게 과중해 공업용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전국 공공매립장의 가연성 직매립 금지가 예정된 상황에서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민간소각장의 여유 Capa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명예회장은 “올해 2월 ‘소각장 반입 폐기물의 불연물 사전 선별 및 재위탁’을 실시하고, 소각처분용량 130%도 ‘일 기준’에서 ‘월 기준’으로 개선하기로 하는 등 환경부가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나서 감사하다”며 “아직도 현장여건과 접목되지 않는 규제가 많은 만큼, 자원순환업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 명예회장의 의견에 공감한다”며 “상부토지 활성화에 대한 폐기물관리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준비 중”이라며 “태양광 REC도 콘크리트 구조물인 차단형 매립시설만 인정하는 것은 모순적인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지를 시설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할 부처인 산업부 및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매립장 사면(경사지) 활용에 대해서도 “건축법의 적용을 받기는 하나, 현재 고속도로 주변 사면이나 뚝방 등에서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한 사례가 있는 만큼, 안정성만 확보되면 매립장 사면도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승현 환경부 폐자원관리과장은 일일·중간복토 기준완화는 “2023년 용역결과 공공매립장의 복토재는 25%, 민간은 9~10% 정도를 차지해 매립장의 효율적 활용 목적을 저해하고 있다”며 빗물침투, “시트지 등으로 대체 가능하다면 선진 외국과 같이 제도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매립장 지하수검사정 생활용수 수질 기준을 공업용수로 완화하는 점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최근 매립장 침출수가 하천에 유입돼 오염된 사례가 있어 관할 지역 전체를 전수조사했는데, 코엔텍은 모범적 사례에 속한다“며 ”상부토지 및 사면 활용이 바람직하나 일부 비정상적 사업장이 있는 만큼, 코엔텍과 같이 모범적인 업체와 불량업체에 대한 안전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차별화된 적용 방법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