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안 내린다” 주담대금리 다시 4% 훌쩍
5대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3.4~5.9% “평균 연 4%대” 美금리 ‘23년 만에 최고’…인하 기대감 꺽인 것에 기인
2024-05-06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실상 꺽인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가 다시 4%대로 반등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는 전날 기준 3.43~5.906%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말 3.28~5.47%와 비교하면 상단이 0.44% 포인트 올랐다. 이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도 지난달 말 상승 전환해 이날 3.82~6.831%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에서 신규 주담대를 받는다면 평균 연 4%대 이자를 내야 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 금리는 4.11%였다. 전달 3.94%에서 0.17% 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신한은행은 3.96%에서 4.00%, 우리은행은 3.98%에서 4.02%로 상승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소폭 내렸지만 이 기간 신규 주담대 평균 금리가 4% 이상인 곳이 3곳까지 늘어났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주담대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에 기인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준거 금리인 해당 채권 금리는 전일 평균 3.960%다. 3월 29일 3.764%에서 한 달새 0.196% 포인트 올랐다.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했던 은행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 향후에도 주담대 금리 인하는 요원해 보인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이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연준은 이날 FOMC에서 기준 금리를 5.25~5.55%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여섯 차례 연속 동결로 23년만의 최고 수준이 계속 유지됐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연준의 정책금리 변화 시 금리 인상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며 "올해 지금까지 데이터는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으며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금리 인하를 더 확신하려면 이전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시장이 기대하는 첫 금리 인하 시기는 지연될 수 있음을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토대로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는 당초 6~7회에서 1~2회로 줄었다. 어쩌면 올해 금리 인하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처럼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대출 예정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 등은 연말까지 한 차례 인하도 없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은행들이 고정금리 주담대 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향후 변동금리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금융 당국이 금리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은행 자체 주담대의 고정금리 비중을 연말까지 30%로 확대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금리변동 주기가 5년인 ‘주기형’ 주담대를 앞세워 고정형 주담대 비중을 늘리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것은 물론 그동안 고정금리 역할을 한 혼합형(5년 고정+이후 변동)보다도 낮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예상 시기를 당초 7월에서 10월 이후로 미루는 분위기"라며 "현재의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금 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