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정수기 라인업 확대 분주
역삼투압‧직수형 대분류 세분화 현상 발생 저가형 제품 이목 끌어…수익성은 물음표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정수기 소비 패턴이 다양화하면서, 각 업체들이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수기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그간 멤브레인 필터 유무로 제품군을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제품 규격과 에너지 절감 등의 기능도 요구된다. 여름철 성수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업체들의 경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뤄야 할 품목이 늘었을 뿐 아니라 저가형 제품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그간 정수기 시장에서의 대분류는 역삼투압 필터의 유무로 구분됐다. RO멤브레인 필터가 탑재된 제품을 역삼투압 정수기로 분류한다. 필터의 천공(물을 정수하는 구멍)이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순간 정수량도 적다. 제품 내부에 물탱크로 정수된 물을 저장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주방 내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과거 ‘니켈’ 사건 이후 물탱크를 탑재한 제품군에 대한 호응이 줄었다. 동시에 직수형 정수기가 등장했다. RO멤브레인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물탱크가 필요없는 형태의 제품이다. 상대적으로 규격이 작고, 유로에서 끌어올린 물을 바로 정수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제품군의 균형은 현재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5대 5의 비중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직수형 정수기의 시장 내 비중이 더욱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역삼투압 제품의 수요가 사라지지 않았지만, 저렴한 가격 및 작은 규격 등의 이유로 직수형 정수기의 수요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정수기 시장에서는 RO멤브레인 필터의 탑재 유무 정도로 대분류를 나눴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의 니즈 다양화 여파로 라인업 확대가 요구된다”며 “특히 2인 이상 가정 보급률은 한계에 돌입한 만큼,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저가형 및 자가관리형 제품을 내놓는 업체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수기 가정 보급률은 49.4%에 육박한다. 1인 가구를 제외할 경우 대부분의 가정에 정수기가 설치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의 비중은 2022년 기준 34.5%에 달한다. 장기적으로는 40%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1인 가구를 공략해야 장기적은 성장을 모색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각 업체들의 시선은 저가형 제품으로 쏠리고 있다. 무전원 정수기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력 소모를 제거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을 차지하는 특징을 가졌다. 늘어난 전기요금을 해결함과 동시에, 공간효율화까지 꾀할 수 있다.
저그형(주전자형) 제품도 시장 내 변수다. 저그형 제품은 플라스틱 용기 내에 필터를 장착해 물을 정수하는 형태로 사용된다. 브리타를 통해 한국에 도입됐고, 기존 업체들도 관련 제품군을 출시하는 상황이다. 정기적으로 구매한 필터를 교체하면 되는 형태로 이용된다. 다만 서구권을 중심으로 성장한 형태의 제품이라는 이유로 봤을 때, 국내에서의 영향력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 제품군의 품목이 세분화되면서, 양적성장이 가능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하지만 새로운 제품군은 저가형에 집중된 만큼, 폭발적인 수요 증가 없이는 수익성 측면에서 이익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