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알자지라 방송 퇴출…'선동 매체' 규정
알자지라 "인권 유린 범죄행위" 반발
2025-05-06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 정부가 알자지라 방송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관련 보도가 편파적이고 불리했다고 보고 이 방송의 취재·보도 활동을 금지하고 송출을 차단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선동 매체 알자지라가 이스라엘에서 폐쇄될 것"이라고 썼다. 네타냐후 총리 주재로 열린 각료회의는 이날 만장일치로 알자지라 사무소 폐쇄 및 취재 보도 활동 금지를 결정했다. 이어 실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이 알자지라 현지 사무소 폐쇄와 장비 압수, 케이블 ·위성 방송에서 알자지라 채널 차단 등을 즉각 시행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서명 직후 이날 알자지라의 아랍어·영어 채널 방송 송출이 차단됐으며 이 채널을 틀면 히브리어로 '이스라엘에서 방송이 중단됐다'는 안내 자막이 나온다. 알자지라는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알자지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국장인 왈리드 오마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매우 위험하며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정부의 조치에 대한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알자지라 본사도 엑스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정보에 접근할 인권을 유린한 이스라엘의 범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지난달 1일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는 외국 언론사의 취재·보도를 정부가 강제로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알자지라 법'을 가결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 법을 근거로 국가 안보에 실질적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될 경우 외국 방송사의 방송을 중단할 수 있다. 이 법은 현재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알자지라가 이스라엘에 불리한 보도를 해왔다는 판단에 따라 제정됐다. 카타르 왕실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중동·아랍권 최대 뉴스네트워크인 알자지라 방송은 주로 아랍권의 여론과 주장을 대변해왔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정부와 알자지라는 전쟁 중 중요 사건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