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후보에 송석준·이종배·추경호···'강성 친윤' 빠진 3파전

출신·강점 다른 3인3색 후보···9일 선출 책임론 분출에 '찐윤' 이철규는 불출마

2024-05-06     이태훈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구인난이던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3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4선 고지에 오른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과 3선이 되는 송석준(경기 이천)·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이 나섰다. 앞서 출마설이 돌았으나, 친윤석열(친윤)계 핵심으로 총선 패배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비판을 받은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결국 불출마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원내대표 선거 국면이 총선 참패 이후 약해진 윤석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6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입후보 신청을 마무리했다. 여당 원내대표 선거는 당의 22대 총선 당선자를 대상으로 오는 9일 열리는데, 이종배·송석준·추경호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당초 3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후보 등록 전날까지 공식 출마 선언을 한 후보가 한 명도 없자 선거 일정을 연기했다. 총선 참패 직후 당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원내 수장을 맡아야 하는 부담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중 송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히며 원내대표 구인난 해소에 앞장섰다. 송 의원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험하고 고된 길이라 할지라도 제가 가야 할 길이라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당의 환골탈태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4·10 총선 참패에서 드러난 수도권 민심을 헤아리기 위해선 수도권에 기반이 있는 본인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총선) 민심이 수도권에서 강하게 광풍처럼 몰아쳤다"며 "그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헤아리고 받드는 그 역할을 누군가가 당 지도부에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 중 22대 포함 4선으로 최다선이다. 정책위의장과 비상대책위원 등 당 요직을 두루 거쳤고, 현재는 충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풍부한 국회·당무 경험을 가진 이 의원은 자신을 '시행착오 없는 원내대표' 후보라고 소개하며 동료 의원들에 지지를 호소 중이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출마선언문에서 "거대 야당의 폭주 속에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는 연습이나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며 "압도적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풍부하고 치밀한 대야 협상 경험과 전략 그리고 집요함이 필요하다.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거대 야당에 맞서 결국엔 이기는, 현명한 협상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추경호 의원은 앞선 두 후보보단 친윤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합리적 성향의 추 의원을 권성동·이철규 의원 등 '친윤 핵심'과 동일 선상에 두는 것은 맞지 않다는 세평도 따른다. 과거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며 갖춘 풍부한 대(對) 민주당 협상 경험도 추 의원의 강점으로 꼽힌다.

추 의원은 지난 5일 출마 선언문을 통해 "의원들의 열정과 지혜를 모아 국민의힘이 유능한 민생·정책정당의 명성을 되찾고,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통해 다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강성 친윤' 이철규 의원은 끝내 출마하지 않았다. 당 일각에선 대통령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이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수도권 및 비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이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이 의원이 출마를 접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관련해 이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당초부터 이번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며 "많은 분께서 출마를 권유했지만, 오로지 좋은 분이 원내대표에 선출돼 잘해주길 바라며 더 좋은 적임자를 모셔달라는 말로 완곡한 불출마 의사를 표명해 왔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여당 원내대표 후보에 '강성 친윤'이 나서지 못한 것부터가 상징적이라고 보고 있다. 세 후보 중 누가 원내대표에 당선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예전과 같은 막강한 영향력을 당에 행사하긴 어려울 거라는 게 여권 일각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