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잠행'에도…여권 잠룡들 韓 '견제' 목소리
오세훈·홍준표, 연일 '한동훈 책임론' 언급 여 지지층 차기 보수 대권 주자 지지율 50.6%
2025-05-06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참패 직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당 대권 잠룡들은 연일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면서 차기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견제에 들어간 모양새다. 일각에선 벌써 대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총선 참패에 대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을 거론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TV조선 '강펀치'에 출연해 한 전 비대위원장의 총선 전략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스스로 586 심판론이나 운동권 심판론을 하게 되면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것 같지만 스스로 심판론 프레임으로 빠져들어 간 것"이라며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것은 피했어야 되는 전략이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총선 직후 서울 지역 낙선자들과 가진 만찬 회동에서도 한 전 비대위원장이 주도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으로 정책 공약 부분이 묻혀 아쉽다는 취지의 뜻을 드러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이 끝난 후 연일 '한동훈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달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황태자 행세로 윤 대통령 극렬 지지 세력 중 일부가 지지한 윤 대통령의 그림자였지 독립 변수가 아니었다"고 직격한 바 있다. 또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다. 총선을 대권 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홍 시장에 이어 오 시장까지 공개적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 비판 대열에 합류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 견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 후 잠행을 이어가면서도 물밑에서 당내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고, 오는 6~7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전 비대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3일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당직자, 경호팀 인사 등 20여 명과 서울 한 중식당에서 3시간가량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처음 같이 호흡을 했으니 종종 같이 보며 교류하자. 특별한 추억이 있어 소중하다"며 정기적인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달 16일에도 함께 지도부를 이끌던 전 비대위원들과 저녁 식사를 한 바 있다. 차기 보수진영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도 한 전 비대위원장의 존재감은 홍 시장과 오 시장에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조사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20.9%를 기록했다. 그 뒤로 홍준표 대구시장 11.2%,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7.0%, 오세훈 서울시장 6.8%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50.6%의 지지를 받았다. 해당 여론조사는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 2.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3.1%p다.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