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협력 복잡한 韓·中…中企, 위조 잡고 수출 늘리고
코로나 후 중국 사업 축소·철수 기업 50.2%…확대는 16.8% 불과 중국, 여전한 중소기업 수출 1위 국가…수출액은 10.5% 감소 시진핑 주석, ‘새로운 질적 생산력’ 강조…중국기업과 경쟁 불가피 정부, 위조상품 단속·차단…무역기술장벽 완화 등 수출 증대 노력
2024-05-07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중국 정부의 ‘기술혁신을 통한 산업혁신’ 정책에 중국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주목된다. 국내 중소기업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중소기업 1위 수출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면서도 위조상품 단속, 무역기술장벽 완화 등을 추진하며 중소기업 지키기에 나섰다.
7일 한국무역협회의 대(對)중국 사업 현황 설문 조사를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중국 사업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대중국 사업을 축소 및 철수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50.2%에 달했다. 반면, 확대 기업은 16.8%에 불과했다.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 중소기업 수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여전히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1위 국가였으나, 수출액은 10.5% 감소한 22.6억 달러였다. 특히, 중소기업 수출 품목 1위인 화장품에서 수출 감소세(14.4%)가 두드러졌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중국 내 화장품 기업들의 인지도가 상승했다”면서 “자국 기업 살리기에 나선 중국 정부의 정책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T 업종에선 ‘안정 속 성장’이란 중국 정부의 기술력 성장 지원에 힘입어 중국기업들이 국내 기업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기술혁신을 통한 산업혁신’을 강조하며 과학기술 예산 인상, 기술 역량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한국무역투자 조사에서도 중국을 경쟁상대로 인식한 국내 수출기업이 20.1%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86.2%의 기업은 여전히 중국 사업을 유지 혹은 확대할 의사를 보였다. 중국은 여전히 큰 시장이며, 향후 시장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3%로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안정 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2차산업과 3차산업이 안정적인 성장을 보였다. 정부는 복잡한 상황에 놓인 수출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은 위조상품 사전 모니터링과 사후 유통 차단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온라인 위조상품 유통 사전진단 서비스’는 복잡한 위조 상품 식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위조상품 유통현황 확인 및 위조상품 식별과 단속가능여부를 분석해 보고서로 제공한다. 또한 이에 대한 대응전략 교육을 실시해 기업들이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원 대상 온라인 쇼핑몰로는 타오바오, 알리익스프레스, 알리바바, 티몰, 징동, 라자다 등이 있다. 라자다는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로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 상거래 플랫폼이다. 더불어 ‘해외 온라인 위조상품 차단 지원사업’은 소위 ‘짝퉁’이라 불리는 위조 상품 유통을 막는 지원책이다. 중국 등 해외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내 유통 중인 우리기업 위조상품에 대응한다. 위조상품 유통차단을 위한 모니터링, 차단신청 및 결과리포트 등 위조상품 단속 전 과정을 지원한다. 소기업의 경우 총 사업비의 80%를, 중기업은 70%를 정부가 지원해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한편, 정부는 협력 강화를 통한 수출 증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중국 정부와 ‘FTA TBT 위원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기업이 중국 수출 시 겪는 무역기술장벽에 대한 현안 등이 논의됐다. 무역기술장벽은 국가 간 서로 다른 기술규정과 표준 등으로 무역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중국이 한국기업에 통보하는 기술규제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양국은 △고려홍삼수입약재표준 개정(안) △화장품 안전성 보고서 간소화 버전 수용 기간 연장 △화장품 등록 시 중국 외 시험기관의 성적서 인정 △국제기구 공인 동물대체시험법 수용을 비롯 총 6건의 무역기술장벽 현안을 논의했다. 그간 무역기술장벽은 중소기업에게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지난 3월 한국은행 연구에 따르면, 무역기술장벽은 소규모 기업의 수출을 가로막고 신규진입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규정과 표준 증빙 서류를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중기부는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벤처기업들에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참여기업들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 기술 진단, 비즈니스모델 현지화, 네트워킹 등 액셀러레이팅 전 과정을 제공받는다. 특히, 중국은 물류, 유통 및 스마트물류를 특화 분야로 설정해 해당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을 모집한다.